지난 16일 아침 전주시 덕진구 금암1동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지하 원룸에 임신한 여자가 살고 있는데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동 사회복지담당자가 현장에 나갔을 때 5평 남짓의 지하 단칸방은 온갖 생활 쓰레기로 가득해 발 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저장 강박증세를 앓고 있는 임신 7개월의 A씨는 소득이 없어 수 개월째 월세는 밀려있었고 하루하루 끼니 때우기도 어려워 무더위 속에서 두려움을 견디고 있었다.
금암1동(동장 조현숙)은 새마을부녀회(회장 강영이)와 협력해 위기가정 지원에 나섰고, 이날 저녁 백미와 밑반찬, 부식거리 등을 지원하고 17일에는 새마을부녀회 회원 10여명과 이웃 주민, 덕진구 자원위생과 기동처리반과 동 직원들이 나서 청소를 실시했다. 4시간 동안 치운 쓰레기는 무려 5t에 달했다.
금암1동은 원룸 주인의 배려로 A씨를 옆방에 임시 거주시키고 환기 및 방역·소독 등의 조치를 통해 편안한 환경 속에서 순산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금암1동의 긴급 사례관리 요청을 받은 덕진구 사례관리팀은 정부지원과 민간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했고 A씨는 정부지원으로 최장 6개월간 긴급생계비와 긴급해산비를 지원받고, 산부인과 진료 및 검사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여러 단체들도 발벗고 나섰다. 전북광역자활센터는 집안 내부 방역을 도왔으며, 연탄은행은 냉방기(선풍기)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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