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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없는 자치단체 '좋은 걸까'

진안·무주·장수·순창군 작년 채무 0원 / "수치 매달리지 말고 미래 위한 지출 필요"

전북지역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채무 제로(Zero)를 달성한 것과 관련해 장기적으로 주민에게 실익이 돌아가는 내실 있는 채무 제로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진안·무주·장수·순창군의 채무액은 0원이다. 이들 지역은 지방채 발행 및 불요불급한 재정 사업 억제 등 긴축재정을 통해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 한 푼이 아쉬운 지방재정 여건에서 채무 원리금 상환이 자치단체의 부담이 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무주군은 하수종말처리시설 건립으로 빚진 115억 원을 2014년 모두 갚았다. 그동안 이자·원금 상환을 위해 복지와 일자리 창출 등 현안 사업에 대해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무주군 관계자는 “채무액 제로를 계기로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복지, 일자리 창출 등 군정 현안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안군은 민선 6기 들어 채무액 제로를 달성했다. 이항로 진안군수의 방침에 따라 지방채를 발행하지 않고, 시급하지 않은 사회기반시설 구축 및 청사 이전·신축 등의 대형 재정사업을 억제해서다.

 

장수·순창군도 채무액 제로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재정건전성을 보다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체 수입이 적고 재정자주도·자립도가 낮은 낙후지역 특성상 많은 채무액이 지역 재정건정성을 해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장수군 관계자는 “열악한 재정 여건상 많은 채무를 지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면서 “지역 재정이 건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중장기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재정 분석을 면밀히 하겠다”고 말했다.

 

채무 제로화 움직임은 전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강원 화천군은 2029년까지 갚아야 할 지방채 60억 원을 지난 2월 모두 상환했으며, 경북 고령군은 올 4월부터 빚 없는 지자체 대열에 합류했다. 충북에서는 옥천·괴산·단양군이, 전남에서는 담양·보성·무안·영광·완도군 등이 빚이 없다.

 

그러나 ‘빚도 자산이다’란 말처럼 채무액이 없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무리하게 빚을 갚기 위해 부동산 등 자산을 매각하거나 수치상의 채무 제로에만 매달려 정작 주민에게 필요한 재정사업에 소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상임연구위원은 “채무가 많거나 적은 것으로 재정건정성을 판단하는 것은 너무 고루한 생각”이라며 “미래 세대를 위한 지출로만 본다면 어느정도 채무를 지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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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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