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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 7년, 최규호 전 교육감은 어디에

제보 끊기고 신변이상설·일본 도피설 등 난무 / 검찰 수사팀 사실상 해체…공소시효 2025년

 

검찰 수사를 피해 도주한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의 도주 행각이 12일로 7년 째를 맞았다.

 

뇌물수수혐의로 검찰수사가 시작될 당시 63세였던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은 올해 70세가 됐다.

 

그의 행방도 행방이지만 광역교육단체장이 뇌물을 받고 6년 넘게 도주한 것은 우리나라 사법역사상 찾아보기 힘든 부끄러운 일이다.

 

잠적 당시 검찰이 전담수사팀까지 꾸려 검거에 매달렸지만 여전히 최 전 교육감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도민들의 관심과 제보도 뚝 끊기고, 수사팀도 사실상 와해된 상태여서 검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 전 교육감은 지난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이 9홀에서 18홀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였던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데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지난 2010년 8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검찰은 9월 초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한 최모 교수(57)와 돈을 전달한 백모 교수(48)를 긴급 체포했다. 그리고 최 전 교육감에 대한 소환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당시 최 전 교육감은 지인을 통해 “자진출두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자신에게 돈을 건네 준 최 교수가 구속된 지난 2010년 9월 10일 이후 지인과의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자진 출석하기로 한 2010년 9월 12일에도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잠적 당일 오전 지인의 장례식장에 나타나 초췌한 모습으로 조문을 한 뒤 곧바로 사라졌다.

 

최 전 교육감이 잠적한 뒤 해외도피설(일본), 신변이상설 등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국내에 숨어 수사상황을 관망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각계 각층의 인사와 교분을 쌓는 등 마당발로 통한 만큼 도피를 돕는 사람이 상당수 있어 검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왔다.

 

수사초기 경찰과 함께 구성됐던 전담 검거팀은 사실상 사라지고 현재 전주지검 지명수배 담당부서에서 사건을 맡고 있다.

 

하지만 만 6년이 지나 7년째 접어든 현재 “최 전 교육감을 봤다”는 수사기관 제보는 끊긴 상태다. 아예 최근에는 “수사기관의 수사가 없으니 해외를 오간다”거나 “전주에 있다”는 근거 없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초기에는 몇몇 신뢰할만한 제보도 있었지만 이제 그 같은 제보조차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특가법상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15년. 스파힐스사건과 관련된 이들의 재판이 진행된 2년을 포함하면 뇌물수수 해인 2008년에서 17년을 더해야 한다. 결국 그의 공소시효는 2025년이 되는 셈이다.

 

그가 도주생활을 계속하기로 맘먹었다면, 현재까지 도주한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

 

재판당시 담당검사에 의해 ‘부정부패의 종합판’이라고 불리기까지 했던 ‘김제스파힐스 골프장 비리 사건’은 지난 2012년 11월 관련자 9명 가운데 5명이 사법처리되는 선에서 모두 마무리됐다. 현재는 피의자들 모두 형을 마친 상태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교육감까지 지낸 분인 만큼 자수해 고위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의무와 도덕성을 보여주는 것이 마지막 도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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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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