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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작품전 왜 후배들이 돈 내나"

전북 모 대학 의류학과, 지원비 명목 금전 요구 / 학생회 "오랜 관행"…논란일자 카톡에 사과문

김영란법 시행으로 사회 전반이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지성의 요람 대학에서도 잘못된 관행에 대한 문제 지적과 개선책이 논의되고 있다. 관행이란 이름 아래 별다른 문제 의식 없이 지속돼온 부적절한 행태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도내 모 대학에서는 최근 4학년 졸업작품전 지원 명목으로 1~3학년 학생들에게 일부 행사 참가 비용과 행사 준비 협조를 구한 것을 놓고 일부 학생이 불만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최근 국민신문고와 교육부에 민원 글을 올린 이 대학의 한 학생은 “4학년 졸업작품전 행사비용을 후배들에게 지원금 명목으로 걷는 것은 문제”라며 “행사준비 기간 및 행사당일에 후배들을 동원하는 것은 졸업 논문을 같이 써주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이 학과 학생회는 오는 12일 교내 대형 공연장에서 진행될 예정인 4학년 졸업작품전의 지원비 명목으로 1학년에게는 1만5000원, 2·3학년에게는 2만5000원을 낼 것을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해당 학과 학생회 측에서는 “오랜전 부터 후배들을 대상으로 일부 행사 참가 비용을 요구한 것은 맞지만, 행사 당일 식사와 간식, 뒤풀이 비용으로 후배들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학과장은 “학교에서 지원받는 예산이 충분하지 않아 일부 비용을 학생 자비로 충당하고 있다”며 “행사를 위해 돈을 걷는 것은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하는 부분이라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7일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학과 졸업작품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20분께 “동의 절차 없이 돈을 요구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행사에 참여할 수 없는 학생은 각 학년 대표에게 말씀하시기 바란다”라는 사과문을 카카오톡 대화방을 통해 1~3학년생들에게 전달했다.

 

이 대학 본부 관계자는 “학생회측에서 간식과 식사, 뒤풀이 회식비 명목으로 후배에게 돈을 걷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후배들의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돈을 걷는 부분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10일 학과생 전체가 무기명 찬반투표를 해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돈을 걷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도내 한 대학에서도 신입생 환영회에서 이뤄지는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신입생들에게 술을 끼얹는 행사를 진행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었다.

 

이에대해 일각에서는 “시대가 변한만큼 대학에서도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돼온 부적절한 행동이나 고질적인 병폐는 이제 허용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홍정훈 변호사는 “대학내 행사에서 금전 요구가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버젓이 후배들의 재산권과 행동의 자유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충분한 학교의 지원이 없는 행사에 학생들이 돈을 걷는 오랜 관행은 이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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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현 realit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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