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코스 세계선수권 닷새째 세 경기 뛰며 강행군
박태환(27)이 하루에 1,700m를 헤엄쳤다. 훈련이 아니라 공식 대회에 출전해서다.
박태환은 제13회 국제수영연맹(FINA)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 닷새째인 11일(이하 한국시간)에만 세 경기를 뛰었다.
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윈저 현지시간으로 오전에 자유형 100m와 1500m 예선을 치른 뒤 오후에는 자유형 100m 준결승전에 참가했다.
자유형 100m 예선을 뛴 뒤에는 1시간30여분 만에 다시 1500m 예선에 나서야 했다.
소화하기 힘겨운 일정이지만 박태환은 거침없이 물살을 갈랐다.
자유형 1500m에서는 14분30초14에 레이스를 마쳐 3조 1위, 전체 참가선수 42명 중 2위로 8명이 겨루는 결승에 진출했다.
자유형 100m에서는 예선에서 47초19로 12조 1위, 전체 145명 중 4위를 차지한 뒤 준결승에서 예선 기록을 더 줄인 46초89로 1조 2위, 전체 16명 중 4위를 차지해 결승까지 무난히 나아갔다.
박태환에게는 이번 대회뿐만 아니라 올해 내내 강행군의 연속이었다.
금지약물 양성반응에 따른 FINA의 18개월 선수자격 정지 징계에서 풀린 3월 이후 8개월 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올림픽 직후 열리는 세계대회, 특히 올림픽 규격 50m의 절반인 25m 길이의 경기장에서 기량을 겨루는 쇼트코스 대회는 보통 건너뛰고 휴식하는 경우가 많다. 박태환도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은 2006년 중국 상하이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박태환은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이번 대회에도 참가했다.
‘도핑 파문’으로 수영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을 남긴 박태환은 지난 8월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명예회복을 바랐다.
그러나 국가대표 규정을 내세운 대한체육회와 갈등을 빚다가 국내 법원과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단을 구한 끝에 출전한 리우올림픽에서 쓴맛만 봤다. 훈련량 부족 탓에 주 종목인 자유형 400m와 200m는 물론 100m에서도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자유형 1,500m는 아예 출전을 포기한 채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박태환은 곧 다시 일어섰다.
지난 10월 전국체전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모두 대회신기록을 세우고 우승했고,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4관왕에 오르며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재확인했다.
최근에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 압박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박태환은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조금이나마 씻어낼 수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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