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격론…극우 사이트선 지역비하 공세
도내 한 고등학교의 1학년 기말고사에서 한국사 교사가 출제한 ‘최순실 게이트 문제’를 놓고 SNS에서 ‘신선 vs 불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오후 트위터 등을 통해 ‘익산의 고등학교 시험문제’라는 사진이 올라왔다.
이 시험지의 서답형 5번 문제에는 ‘다음과 공통적으로 관련된 인물의 이름은?’이라는 문제 아래 ‘이게 나라냐·최순실·국정교과서·탄핵·세월호 7시간·촛불’이라는 보기가 적혔다.
답을 적는 괄호 안에는 ‘박근혜’라는 손글씨가 쓰여 있었고, 그 옆에는 이 문제의 점수를 뜻하는 ‘(4점)’이 표시됐다.
이 사진을 본 네티즌들은 “통쾌하다” “틀릴 수 없는 문제이군요” “문제가 부적절해 보입니다” “역사에 정치를 투여하는 것은 곤란”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이 사진이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면서 극단적인 보수 성향 사람들의 게시글로 보이는 지역 비하 발언도 잇달았다.
최초로 게시된 사진의 제목과 댓글 등에는 ‘애들한테 이렇게 세뇌하면 행복하냐?’‘이거 진짜 전라도 교과서 맞냐?’‘전라도 교사 수준’ 등의 지역 비하 발언이 담긴 표현이 많았다.
실제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사진이 재확산된 SNS 계정을 추적한 결과 최초 유포 경로가 ‘일간베스트 저장소’라는 극우 성향 커뮤니티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단체가 지나치게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현 상황을 고려한다고 해도 고등학교 시험문제로는 어울리지 않는 장난 같은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13일 이 문제에 대한 본보의 취재가 시작되자 전북도교육청 측은 익산지역 고등학교의 최근 한국사 출제 문제를 전수조사했고, 이 중 익산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1학년 한국사 시험에서 실제로 이 문제를 출제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최근 화두가 되는 사안에 대해 공감대 형성과 시사적인 내용을 반영할 의도로 시험문제를 출제했다고 밝혔다”며 “시험문제 출제는 교사와 학교의 고유한 권한이지만 현재 교육과정에 없는 내용을 출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추후 해당 문제에 대해 재시험을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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