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고향 가면 스트레스…돈버는 게 낫다" / 채용 경쟁 치열…급여부분 확실히 하고 일해야
“명절에 고향 집에 내려가면 스트레스만 받아요. 차라리 수입 짭짤한 단기 알바해서 그동안 사고 싶었던 것 사려구요.”
도내 한 사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최모 씨(26)의 말이다. 지난 추석에 있었던 친척들의 학점과 연애, 취업으로 이어지는 잇단 질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님들도 좌불안석했던 것이 떠오른 것이다.
취업준비생 진모 씨(30)도 이번 설 명절에 고향에 내려가지 않을 생각이다. 최근에는 단기 알바를 구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이용해 쉴 새 없이 모집 공고를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최 씨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집에 내려가는 대신 단기 알바로 생활비에 보탤 생각이다”며 “요즘은 명절 단기 알바마저도 지원하는 사람들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다”고 푸념했다.
경기침체 속에 맞는 설날과 짧은 연휴 기간의 영향으로 설 명절에 고향을 찾는 대신 단기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대표 윤병준)에 따르면 판매·서비스 공고를 중심으로 설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채용공고가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17일 각종 아르바이트 포털을 확인한 결과 전북 지역의 설 명절 단기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채용 공고가 속속 올라오고 있었다.
명절을 앞두고 단기 알바 채용이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분야는 대형 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계로, 진열이나 포장, 행사 보조 등 다양한 직무의 알바생을 대규모로 채용한다. 제사용품부터 주류, 선물세트 등 명절을 맞아 판매가 급증하는 상품의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단기 알바생을 모집하는 것이다. 보통 하루 7~8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
상품 주문과 함께 선물 배송이 늘어나는 명절 시즌에는 택배업계에서도 단기 알바생을 모집하는 채용공고가 연일 늘어난다. 상품을 직접 배송하는 배송 아르바이트나 ‘극한 알바’로 알려진 택배 상·하차 아르바이트도 몰려드는 물량에 알바 모집이 늘어난다. 평소에도 높은 일당으로 인기지만 명절에는 찾는 사람이 더 많다.
명절 연휴 고속도로도 일명 ‘꿀알바’로 유명하다. 직종별 시급 순위에서 매년 최하위를 기록하는 편의점 알바도 명절 연휴나 고속도로 위에서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실제 한 아르바이트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전북지역 휴게소 알바 공고에는 주간 8만 원, 야간 10만 원의 일당을 제공한다고 쓰여있었다.
이 밖에도 설 명절 대타 알바, 차례상 알바 등 명절 직전과 명절에만 반짝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이색 알바들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러한 알바들은 등장과 동시에 빠른 속도로 마감될 정도로 경쟁이 높다.
하지만 단기 알바라고 해서 쉽게만 생각하면 안 된다. 단기 알바는 계약서를 쓰지 않고 바로 업무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정산 등을 이유로 입금을 차일피일 미루며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피해 사례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한 알바 포털 관계자는 “단기 알바라고 간단히 생각하지 말고 급여에 대한 부분을 사업자와 확실히 정한 후 업무에 들어가야 한다”며 “혹시 고소득이라는 말에 속아 자신도 모르게 불법적인 일을 할 수도 있으니 꼭 검색 등을 통해 잘 알아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시급도 확실히 알아야 한다”며 “2017년 최저임금 시급은 6470원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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