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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 달력 속 기념일일 뿐"

기상여건 변화로 4월 5일에 심기엔 너무 늦어 / 전북 11개 시군 지난달 행사, 초등생 체험 없애

70년 넘게 기념일로 자리잡아온 식목일(4월 5일)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 자치단체들은 일정을 앞당겨 식목일 행사를 치르고, 초등학교는 나무 심기 체험 학습을 하지 않는다.

 

기상여건 변화로 ‘나무 심는 날’인 식목일이 갈수록 ‘나무 심기에 적합하지 않은 날’이 되면서 달력 속 ‘기념일’로만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전북도 산림녹지과에 따르면 도내 14개 시·군 중 군산·부안·고창을 제외한 11개 시·군은 식목일 이전에 식목일 기념행사를 열었다.

 

임실군이 지난달 17일 도내에서 가장 먼저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했으며, 이어 전주시·남원시·순창군·무주군(3월 24일), 완주군(3월 28일), 익산시·정읍시·김제시·진안군·장수군(3월 31일) 등이 3월에 식목행사를 치렀다.

 

이들 자치단체가 식목행사를 앞당긴 것은 평년보다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4월 5일이면 생육 등을 고려할 때 나무 심기에 늦은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4월 5일에 식목행사를 하면 이미 싹이 튼 나무를 심어야 하고 묘목을 옮겨 심을 때 뿌리 생육에 지장을 줘 나무가 고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도내 각 자치단체의 조림사업도 빠르면 2월 말 늦어도 3월 초로 앞당겨졌다. 특히 정읍시는 2월 24일부터 정읍시 부전동 일대에 편백 등 21만3000본 규모의 조림사업을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생태체험학교로 지정된 전주초등학교를 비롯해 도내 상당수 초등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4월 5일 나무를 심는 체험학습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초등학교 관계자는 “1990년 이후부터는 일선 학교에서도 나무 심기 행사를 매년 챙기지 않는 것 같다”며 “식목일이 이제는 공휴일도 아니고, 지구온난화로 4월중 나무 심기 문화는 갈수록 희미해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도내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식목일 나무 심기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대신 교사들이 수업 내용에서 식목일의 의미를 되새기는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오르면서 전북 등 남부지역에서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기상청이 밝힌 ‘지역별 식목일 평균기온 변화’에 따르면 전주의 최근 10년간 4월 5일 평균기온은 10.8도로 지난 1940년대(8.3도)와 비교해 2.5도나 올랐다. 이는 1940년대 식목일이 최근에는 9일 가량 빨라져 3월 27일에 해당한다는 분석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김재병 소장은 “나무 심기는 묘목에 싹이 나기 전인 6도 전후가 적당하다”며 “이른 봄에 피는 들꽃의 개화가 빨라진 것처럼 나무 심기 좋은 날짜 역시 전북 지역은 7일 정도 앞당겨야 좋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와 군산시는 5일 오전 11시 군산시 지곡동에서 군산시민 등 4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72회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를 연다.

남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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