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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승계 보장하라" 전주도심 현수막] "오죽하면 저럴까"…"전주 이미지 나빠져"

음식물 청소 노동자들 대행업체 바뀌면서 시위 / 시민·관광객 "생존권" "보기싫다" 의견 엇갈려

▲ 6일 전주 시청 노송광장을 환경미화원의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는 현수막과 소형 걸개 등이 둘러싸고 있다. 박형민 기자

“고용승계 보장하라” “민간위탁 중단하라” “전주시는 각성하라”

 

전주 기린대로와 팔달로,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 거리 초입인 오거리 광장에는 현수막과 소형 배너 걸개 등 수십 개가 나부낀다.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은 만장(輓章)처럼 수 많은 작은 깃발들이 매달린 줄이 광장을 한 바퀴 빙 둘러서 있다.

 

이 현수막들과 소형 배너 걸개, 작은 깃발들은 지난 1월 초부터 전주시청 민원봉사실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한 환경미화원들이 내 건 것이다.

 

민주노총 소속 환경미화원 4명은 지난해 말 전주시의 음식물 쓰레기 수거 대행업체 선정 과정에서 새로 선정된 업체가 고용을 승계해주지 않자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하며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하지만 농성 4달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자 현수막 개수를 점차 늘리는 상황이다.

 

그러나 도심 현수막과 소형 배너 걸개, 만장 같은 작은 깃발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오죽하면 저렇게까지 했을까’라며 안타까움을 표하는 의견과 ‘아무리 그래도 도심 한 가운데에 그런 것을 내걸어 전주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느냐’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6일 전주시청 앞 노송광장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정모 씨(39)는 “처음 봤을 때는 왜 이렇게 현수막을 걸어놨나 생각했는데 벤치에 앉아서 하나씩 읽어보니 무슨 문제가 있긴 하나 보다”며 “이 사람들도 오죽하면 이렇게 붙여 놓았을지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노송광장 주변에는 현수막뿐만 아니라 50여㎝ 길이의 잘린 작은 깃발 수백 개가 매달려 있다.

 

‘대행업체 계약 해지하라’ 등과 같은 문구가 적혀 있어 흡사 작은 만장(輓章·죽은 사람을 애도하여 지은 글을 천이나 종이에 적어 깃발처럼 만든 것) 수백 개가 걸려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광장 주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송모 씨(58)는 “전주시에서 설치한 것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라며 “많은 시민들이 찾는 시청앞 광장에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오거리 광장 상황도 마찬가지다.

 

오거리 광장에 설치된 전주국제영화제 조형물의 모습과 광장 주변을 빙 둘러싸고 펼쳐진 현수막 속 전주시 비판 문구가 대조적으로 보였다.

 

영화제 폐막식을 보기 위해 광주에서 전주를 찾았다는 오모 씨(22)는 “전주에는 이런 일이 참 많나 봐요?”라며 “광주에도 현수막을 많이 걸어놓기는 하지만 한가지 내용으로 이렇게 많이 걸어놓은 것은 못 봤는데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오거리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김모 씨(51)는 “세월호 참사 때는 이해했는데 팔달로 양측 가로수에 줄줄이 걸어놓은 소형 배너 걸개를 볼 때마다 짜증날 지경”이라며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인데 이렇게 되면 전주 이미지가 뭐가 되겠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딱한 사정은 알겠지만 도대체 이게 몇 달째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시민들의 생각도 “딱한 사정이 있는 것 같은데 이해한다. 생존권 아니냐”는 입장과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지나쳐 보인다”로 나뉘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농성 중인 환경미화원들은 앞으로도 현수막을 더 늘린다는 입장이며, 전주시는 앞으로도 이 같은 문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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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 1000k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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