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소유, 2014년 파산이후 텅 비어 / 인근 상인들 "시가 매입해 상권 살렸으면" / 시 "법원경매 넘어가 행정개입은 어려워"
1990년대 번창했던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과 고사동 도심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바로 ‘구 전주백화점’ 건물이었다.
그러나 IMF 이후 전국의 지역 토종 백화점들은 경영난을 못 이겨 하나둘 문을 닫았고 전주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1999년 사실상 재건축돼 패션 쇼핑몰로 탈바꿈한 것도 잠시, 대형 스포츠 매장이 들어섰다.
하지만 이 건물과 부지를 소유했던 건설업체가 지난 2014년 파산, 빈 건물로 남겨진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년 째 흉물스럽게 비어 방치된, 구 전주백화점 건물이 최근 법원 경매에 부쳐진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화된 전주 구도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이 구 전주백화점 건물을 놓고 인근 상인들은 적극적인 행정 개입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6일 전주지법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전주지법 경매에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2가 ‘구 전주백화점’ 건물이 매물로 나왔다. 감정가는 106억 원대다.
이 건물의 소유주는 지난 2014년 파산 처리된 벽산 건설로, 경매 수수료마저 부족해 매각기일조차 잡히지 않았다. 이 건물에는 우리은행이 425억 원의 근저당을 설정해 놓고 있는 상태로 제값을 받고 경매가 이뤄진다 해도 은행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 1999년 부도가 난 전주백화점 부지와 옛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하 2층, 지상 6층 전체면적 9871㎡ 규모로 지어진 이 건물은 그동안 쇠퇴하는 전주 구도심과 함께 부침을 겪었다.
‘에프샵’이라는 패션쇼핑몰로 운영되다 도산했고 2011년 LG패션의 ‘인터스포츠’라는 스포츠 종합매장이 들어섰지만, 건물주인 벽산건설의 파산으로 건물이 빈 지 3년이 넘었다.
인근 모 옷가게 점주는 “말이 3년이지 제대로 운영되는 걸 본적이 10년 이상 된 것 같다”며 “사실상 구도심의 흉물로 자리 잡았는데, 행정이 나서서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인근 건물주 김모 씨(69·전주시 중앙동)는 “중앙동의 대표적인 건물이 활성화돼 사람이 몰려야 지역 상권도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며 “요즘 전주시가 구도심을 활성화한다고 하는 데 차라리 시에서 건물을 매입해 공적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구도심의 대표적 건물이 경매에 나온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파산 절차를 거쳐 법원 경매에 건물이 넘어간 이상 행정이 개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적절한 낙찰이 이뤄져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엔 현재로선 딱히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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