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기본 철자·지명 등 잘못 표기 30여개 드러나
‘고창 군수’가 ‘고창 도지사’로 표현되는 등 도내 자치단체의 영문 홈페이지가 오기(誤記)와 오역(誤譯) 투성이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본적인 철자는 물론 단체장, 지명, 자치단체 행정조직 등이 잘못 표기된 경우가 많으며 각종 표기규정에 어긋나는 ‘콩글리쉬’(한국식 영어)도 난무하고 있다.
전북을 관광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찾는 외국인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혼란만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라도 정도 1000년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까지 유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대적인 수정이 요구된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7년간 청와대, 국무총리실, 자치단체 등 수십 여 공공기관 영문 홈페이지 오류를 수정해온 오용웅 씨(75·부산시 명예통역관)의 분석으로 드러났다. 오 씨는 도내 자치단체 영문 홈페이지가 국어의 로마자 표기원칙, 문화재청의 문화재 영문 표기 기준 규칙 등을 잘 따르고 있는지 점검한 결과 30여개의 영문 표기 오류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도내 자치단체의 영문 홈페이지에는 단체장의 직책과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실제 고창군 영문 홈페이지에서는 고창 군수(Mayor of Gochang)를 고창 도지사(Governor of Gochang)로 잘못 표기했다.
전북도는 영문 홈페이지에 송하진 도지사의 영문 프로필인 ‘Song Ha-jin Governor of Jeollabuk-do’를 ‘Song Ha-Jin Governor of Jeollabuk-do’로 국어 로마자 표기법에 맞지 않은 표현으로 기록했다.
문화재청의 지명표기 규칙을 어기고, 이른바 콩글리시(konglish, korean+ english)로 지명을 잘못 적는 사례도 나타났는데 특히 진안군의 영문 홈페이지에서 눈에 띄게 드러났다.
진안군은 진안군(Jinan-gun)을 ‘Jinan County’로, 마이산(Maisan Mountain)을 ‘Mai Mountain’으로, 노령산맥(Noryeongsan Mountains)을 ‘Noryeong Mountains’로 잘못 표기했다.
전북도에서도 전북의 역사를 소개하는 내용에 제주도(Jeju-do)를 ‘Jeju Island’로 표기하는 오류를 범했다.
한국 고대국가나 구전설화에 전해오는 인물을 잘못 표기하는 경우도 보였다. 정읍시 영문 홈페이지에서는 한국 고대 국가인 백제(Baekje)를 k가 누락된 배제(Baeje)로 적는 실수를 저질렀다. 남원시청 역시 영문사이트 메인페이지 인사말에서 Chunhyang(춘향)을 Chunghyang(충향)으로 표기했다.
도는 ‘Unified Silla’로 표기해야 할 통일신라를 ‘United Silla’(연합신라)로 잘못 적었다.
행정부서가 잘못 표기된 사실도 포착됐다. 완주군은 영문 홈페이지에 15개 행정조직을 소개했는데 과(Division)를 부(Department)로 적었다. 관공서의 조직은 실(Office), 국(Bureau), 과(Division)로 구성돼 있으며, 부(Department)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용웅 씨는 “하루에도 수천, 수만 명씩 방문하는 공공기관의 영문 홈페이지에 오류가 많아 안타까웠다”며 “앞으로 전북 자치단체 홈페이지 관리자께서는 오류가 있는 부분을 수정해 외국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홈페이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