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통·현대 조화 이상적인 작품 수준" / 최우수상 이상훈 작품
‘제18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전국공모전’에서 나창혁(광주·43)씨의 작품 ‘화로’(금속공예)가 대상에 선정됐다. 상금은 3000만 원.
(사)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가 주최하고,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가 주관한 한국공예대전에는 금속, 도자, 목칠·가구공예, 섬유공예 등 4개 부문에 361점이 출품됐다. 한국공예대전 운영위원회는 지난 25일 1차 심사를 거쳐 98점을 입상작으로 선정해 29일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서 본상 심사를 진행했다.
심사결과 최우수상은 도자공예 부문의 이상훈(김제·44)씨 작품 ‘생명과 우주의 성장, 발달 그리고 성숙’이 차지했다. 우수상에는 목칠·가구공예 부문 이수진(37·서울)씨의 ‘접기와 구부리기’, 섬유공예 부문 이지영(23·안양)씨의 ‘휴식, 충전’이 선정됐다. 최우수상 상금은 1000만 원, 우수상 상금은 500만 원이다.
대상으로 선정된 ‘화로’는 철판을 긴 끈의 형태로 잘라 넓은 그릇 형태로 돌돌 말아 이어붙인 그릇(숯을 담는 용도)이다. 성형기법이 독창적이고 난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용접에 의해 생기는 질감이나 패턴을 표면장식 효과로 살려 조형성과 정교함, 공력이 대단한 작품이라는 평가다.
최우수상의 ‘생명과 우주의 성장, 발달 그리고 성숙’은 도자기 표면에 소금류 유약을 바르고 연기에 노출시켜 독특한 색채와 질감을 냈다. 최근 도자 분야가 조형성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은데 전통적인 물레 성형 기법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다.
우수상의 ‘접기와 구부리기’는 종이를 구부리고 접었을 때 나오는 형태에서 착안한 디자인으로 조형미가 뛰어났으며 삼베를 붙인 표면은 내구성과 질감이 잘 살아났고, ‘휴식, 충전’은 섬유공예의 꽃인 타피스트리 기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부문별 최종심사는 홍정실 국가무형문화재 제78호 입사장 보유자(금속), 서길용 (사)한국공예가협회 고문(도자), 고문자 계명대 명예교수(목칠·가구), 김옥현 동덕여대 명예교수(섬유)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전통 공예 기법을 창조적으로 계승한 작품과 시대 변화에 따른 미래지향적인 것이 많아 전반적으로는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이상적인 작품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금속심사를 맡은 홍정실 국가무형문화재는 “출품작은 예년에 비해 조금 줄었다고는 하나 금속 기법이나 소재의 다양성을 보여줬다”며 “특히 대상작을 비롯한 일부 작품은 새로운 금속 성형 방식을 고안한 아이디어가 특별하고 기능, 조형성을 겸비해 큰 수확으로 여겨진다”고 평했다.
고문자 교수는 “목칠·가구 분야는 가구공예로 치우친 경향이 있긴 했지만 집과 공간을 꾸미고 싶어하는 현대인들의 욕구에 맞춰 심미성과 조형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다. 시대 변화에 맞춰 산업화의 가능성을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옥현 교수는 “염색, 종이작업, 타피스트리, 기타 기법 등이 다양한데다 따뜻한 감성을 가미해 섬유 공예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호평과 “성의 있는 손놀림과 실용성도 겸한 작품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는 조언을 했다. “도자 분야는 전반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었지만 창의성과 재료의 성질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기교가 다소 부족해 아쉬웠다”는 서길용 심사위원장의 평가도 이어졌다.
이광진 한국공예문화협회 이사장은 “올해 청주국제공예공모전이 개최되지 않는 등 공예 분야가 타 예술 분야에 비해 공모전이 약해지고 있다”며 “익산 한국공예대전이 더욱 사명감을 갖고 공예인을 발굴·지원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공예대전 입상작은 다음달 5일까지 익산예술의전당 미술관에 전시되고, 시상식은 다음달 5일 오후 2시 전시장에서 열린다.
◇제18회 익산 한국공예대전 수상자
△대상= 나창혁(금속) △최우수상= 이상훈(도자) △우수상= 이수진(목칠·가구), 이지영(섬유) △특별상= 김현주(금속), 배세진(도자), 심용호(도자), 강태호·구기선(목칠·가구), 김예름(섬유) △특선= 조수진·임문걸(금속), 강소청·강은솔(도자), 백다희·유홍진(목칠·가구), 송명진·윤지은(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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