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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정읍 고부중']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 '시골 학교의 미래'

외부강사 초빙 논술·한국사수업, 진로탐색 활발 / 인근 초등학교와 과학축제·현장학습 연대 강화 / 교사들도 발품 팔자 입학 희망생 0명서 9명으로

▲ 정읍 고부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이 인근 홀로노인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김장김치를 담그고 있다. 사진 제공= 전북교육청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놓였던 시골 학교가 도시 못지않은 양질의 교육과정과 주민 밀착형 나눔 활동에 힘 입어 가고 싶은 학교로 탈바꿈했다.

 

최근 정읍 고부중학교의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은 직접 담근 김장김치를 인근의 홀로노인들에게 전달했다. 단순히 배우고 익히는 교육기관을 넘어 지역사회와 동행하는 지역 친화형 학교를 만들겠다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지가 이뤄낸 일이다.

 

고부중의 작은 변화는 지난해 2학기부터 감지됐다. 고부중 교사들은 새 학년도 교과서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학군 내 입학 희망자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2017학년도 신입생을 받지 못하면 3년 후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하는 데다, 그 몇 년 후에는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교내에 팽배했다. 이때부터 교장을 비롯해 교사들은 밤낮으로 학군 내 초등학교를 돌며 학교 설명회를 열고, 학부모 면담을 하면서 가까스로 신입생 9명을 확보했다.

 

학교 구성원들은 이 과정에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변해야 한다’는 단순한 진리에 접근했다. 고부중은 작은 학교보다 큰 학교에 자녀를 보내려는 학부모들의 교육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선 도·농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해 교과 보충수업을 비롯해 락밴드, 난타, 오카리나, 로봇 레고 등 다양한 특기적성 교육을 실시했다.

 

또, 논술·한국사 수업을 위해 외부에서 전문 강사를 초빙했고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유도하는 교과 연계 체험활동, 한국 잡월드 탐방, 역사기행을 꾸준히 실시했다.

 

인근 소규모 학교와의 연대도 강화했다. 정읍 관청초, 고부초, 영원초 등과 공동 교육과정을 꾸려 과학축제, 현장체험 활동, 오케스트라 관람 등을 지원했다.

 

이런 변화의 물결에 올해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 및 교사, 학부모들의 학교에 대한 애정도 덩달아 커졌다. 고부중은 지난해와 같이 2018학년도 신입생으로 9명을 확보했다.

 

1년 만에 교사들이 학교를 돌며 신입생을 구걸하는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최혜란 고부중 교장은 “학교를 살려야 지역의 미래가 있다”며 “고부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및 유관 기관의 좀 더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지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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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국 psy2351@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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