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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할 날만 기다렸는데 물 먹은 누더기 집이라니"

전주 에코시티내 한 아파트
보일러 공사 중 수도관 터져
시공사, 통보 않고 바닥 뚫어

▲ 전주 에코시티내 한 아파트의 입주예정자가 습기로 얼룩진 벽면을 살펴보고 있다.

“이런 집에 입주하라니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잠도 안 와요”

10년 넘게 전세를 전전하다 전주 에코시티내 한 아파트 단지에 처음으로 내 집을 마련한 최호경 씨(63)는 입주를 보름 정도 앞둔 지난 18일 집에 들어갔다가 눈을 의심했다.

보일러 배관 공사가 잘못돼 싱크대 아래에 있던 수도관에서 물이 터져 나와 이를 보수하기 위한 공사가 한창 이었기 때문이다.

아파트 내부에는 온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고, 바닥에는 손바닥만 한 구멍들이 여기저기 뚫려있었다.

구멍들은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기 위해 시공사에서 뚫은 것이었고 그곳을 통해 물을 빼내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등기를 마치기 전 생애 첫 자신의 집을 보고 싶어 찾아간 관리사무소에서, 집을 보러왔다는 말에 직원들이 머뭇거리는 게 이상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것 같았다.

최 씨는 이 같은 사실을 자신이 아파트를 방문할 때까지 몰랐고 아파트 시공사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입주자에게 통보하지 않은 채 보수공사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도 화가 치밀었다.

지난해 12월 23일 집을 찾았을 때만 해도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최 씨는 부인, 딸과 함께 오는 3월 3일 아파트에 입주하는 행복한 생활을 꿈꿨지만 희망은 분노와 실망이 됐다.

26일 기자가 찾은 현장에서도 이 아파트 바닥 곳곳은 습기를 머금은 채 얼룩져 있었고, 벽면에는 물이 차오른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최 씨는 “현장소장은 만나서 상황을 설명하기는커녕 전화 한 통 없고, 고생해서 마련한 새집에 입주할 날만 기다리고 있었는데 물 먹은 누더기 집에 누가 살고 싶겠냐”며 “앵무새처럼 입주 가능토록 하겠다고 말하는 직원들의 모습에 더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해당 시공사 관계자는 “입주하는 데 지장이 없도록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추후 내용에 대해서는 입주민과 협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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