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경
사람 만날 일이 뚝 끊긴다
수다도 없어지고 땀 흘릴 일도 없어져
꽃이 피어도 햇빛이 반짝여도 그저 그렇다
기쁨도 슬픔도 다녀가지 않아 우울한 나날
오직, 밥 생각만 한다
자장면 설렁탕 김치찌개 쌀밥 파전 찰떡
사랑을 끊으면 사랑에 갇히고
밥을 끊으면 밥에 갇힌다
△짧은 시가 참 재밌다. 단숨에 읽고 나면 내 이야기를 옮겨 놓은 것 같다. 단식을 경험했을 때 마음의 변화를 현미경으로 본 듯하다. 몸맵시를 생각하면 어떠한 유혹에도 넘어가지 말아야 하는 일.
그러나 밥을 끊으면 밥에 갇힌다는 화자와 공감한다. ‘사랑을 끊으면 사랑에 갇히고’라는 행에서 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사랑을 끊으면 괴롭다, 슬프다, 아프다 등 형용사를 피한 ‘갇히다’라는 동사가 나를 사로잡는다. <이소애 시인>이소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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