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1:29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형마트 애견 보관함 - "개가 물건이냐" vs "반려인 위해 필요"

최근 전주서 10시간 가두고
볼일 보고 온 견주 비난 쇄도
동물단체 “철거·페티켓 요구”
일부 “쇼핑 편의 제공” 주장도

▲ 17일 전주 시내 한 대형마트 안에 설치된 애견보관함을 놓고 동물보호단체와 비반려인 사이에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조현욱 기자

전주 시내 대형마트 안에 설치된 애견보관함을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전주의 한 대형마트 애완견 보관함에서 반려견이 무려 10시간 동안이나 방치된 사진이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숨조차 제대로 쉬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 애견을 보관하는 것은 학대가 되므로 ‘보관함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과, 보관함이 없으면 쇼핑 공간에 애견을 데리고 드나들 것이며 반려인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보관함은 필요하다’는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 15일 네이버 카페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에 한 주부가 “이날 오전 10시께 전주의 한 대형마트 애견보관함에 강아지가 방치되어 있다. 4시간을 기다리고 방송을 해도 주인이 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또 “마트 측에서도 보관함 자체를 만든 건 잘못됐다”며 “물건도 아닌데 좁은 공간에 애견을 보관하도록 하는 게 큰 문제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견주는 애견을 마트 애견보관함에 둔 뒤 개인 일정을 보고 오후 7시 50분께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논란이 불거진 인터넷 카페에는 당시 애견보관함에 있었던 강아지의 모습이 사진으로 첨부됐다. 사진에는 목줄을 달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는데, 호흡이 어려워서인지 내부가 보이는 아크릴 유리에 물방울이 맺혀 있었다.

이 마트가 설치한 애견보관함은 애견을 넣은 뒤 100원짜리 동전을 넣고 열쇠를 돌리면 잠긴다. 외형과 구조는 모두 물품보관함과 같다. 그러나 안이 보이도록 설치된 아크릴 유리에 작은 구멍 3개가 뚫려 있었다. 일종의 숨구멍인 셈이다.

애견보관함 논란은 꼭 필요하느냐는 물음과 열악한 여건에 대한 비판은 물론, 애견을 대형마트에 데려오는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반면 대형마트 입구까지 애견을 데려오는 행동 자체를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쇼핑 공간에서 사람과의 분리는 필요하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위한 행동’ 남지숙 활동가는 “동물을 물건처럼 대하는 마트 측의 대처는 이해할 수 없다”며 “애견보관함을 철거해야 하며, 애초 애견을 대형마트에 데리고 오지 않는 펫티켓도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비반려인 가운데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에 애견을 데리고 오는 쇼핑객은 늘 존재할 텐데, 차라리 반려인의 편의를 위해 애견보관함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 마트 관계자는 “애견을 장시간 방치하지 못하도록, 앞으로 견주의 개인정보를 받은 뒤 열쇠를 줄 예정”이라면서 “본사 방침에 따라 지점별로 애견보관함이 설치돼 있지만, 반려인과 비반려인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다른 대형마트는 고객센터에서 직접 애견을 돌보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마트 관계자는 “지난 2015년 물건보관함과 비슷한 애견보관함을 사용했지만, 동물단체의 반발 이후 애견 보호 시스템을 바꿨다”면서 “현재 고객센터에 마련된 보관함은 온도 조절이 가능하고, 직원이 물을 주는 등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기획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남승현 reality@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