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7:26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사회 chevron_right 사회일반
일반기사

돈 없다고 경품 미지급, 동심 울린 전주한지문화축제

초등생, 2년전 러시아월드컵 관람권 등 당첨
조직위 “예산부족해 줄 수 없다” 가족들 분통

▲ 지난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당시 A군이 제20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개막식에서 1등 경품에 당첨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어른들의 생색내기에 동심이 짓밟히고 있다. 어린이날 당첨된 경품에 2년 동안 러시아 월드컵 현지 관전의 부푼 꿈을 꾸어왔던 초등학생은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태로 큰 상처를 입을 상황에 처했다. 러시아 월드컵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품을 줄 수 없다”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5월 5일 어린이날. 이 날은 A군(13)에게는 최고의 어린이날로 기억된 날이다.

당시 11세 초등학교 4학년이던 A군은 가족과 함께 제20회 전주한지문화축제 개막식을 찾았다.

개막식에서는 ‘러시아 월드컵 경품행사’가 진행됐고, A군은 경품 쪽지에 간단한 인적사항을 적어 경품함에 넣고 추첨을 기다렸다.

한지 양말, 선풍기 등 경품 추첨이 이어졌고, 1등 상품이었던 러시아 월드컵 관람권 경품추첨에서 A군의 이름이 호명됐다. 항공권과 숙박권, 대한민국 1경기 관람권이 포함된 경품에 당첨된 것.

500만 원 상당의 경품에 당첨된 A군은 하늘을 날아오를 것 같은 기쁜 마음으로 당첨된 경품 팻말을 들고 인증 사진도 찍었다.

드디어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는 2018년. 하지만 현장에서 직접 우리나라 경기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A군의 바람은 물거품이 돼가고 있다.

A군의 부모와 친척이 전주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등에 경품 지급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여러 차례 문의했고, 지난달 20일 조직위측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경품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해 온 것이다.

통보를 받은 가족들은 A군에게 이 같은 사정을 말하지도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다.

A군의 이모(38)는 “전주시와 한지문화축제 조직위원회에서는 이전 조직위 사람들이 모두 그만뒀고, 인수인계를 받지 못했다는 어처구니없는 대답만 돌아왔다”며 “정말 어이가 없고 황당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제는 예산 문제로 해당 경품을 지급할 수 없다고 말한다”며 허탈해했다.

2016년 축제를 진행할 당시 전주시와 한지문화축제 조직위는 깜짝 이벤트로 개막식과 폐막식에 한 명씩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한 경품행사를 진행했다. 축제 당시 경품까지 내걸며 생색은 냈지만, 실제로 지급해야 할 때가 오니 나 몰라라 하며 동심만 짓밟힌 상황이다. 현재 당첨자 2명 모두에게 경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주시와 조직위 관계자는 “전 조직위에서 한 일이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으로,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후원금이 없어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경품을 어떻게 지급해야 할지 고심 중이지만 현재까지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천경석 1000ks@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