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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연못 물로 심봉사 눈 떴다는데…

창작판소리극 ‘떴다, 물에가 풍’ 오늘 공연
불교적 해석 심청전·미륵전 설화 결합 작품

▲ 금산사 미륵전 앞에서 ‘떴다, 물에가 풍’ 연습 중인 소리꾼들.

김제 금산사(주지 성우스님)가 불교의 창으로 심청전을 재해석했다.

창작판소리극 ‘떴다, 물에가 풍’이 그것. 불교적으로 해석한 심청전과 국보 제62호 미륵전에 깃든 설화를 결합한 작품이다.

불교적 시선으로 바라본 심청전은 궁극적으로 ‘깨달음’에 관한 이야기다. 심청전 속 심청이는 심봉사의 딸이 아닌, 심봉사 안의 ‘참나’와 같은 존재다. 또 심청이가 뛰어드는 인당수는 ‘번뇌의 바다’이다. 대부분 사람은 자기합리화를 통해 번뇌를 회피한다. 그러나 심청이는 인당수에 몸을 던짐으로써 번뇌를 직시한다. 이를 통해 번뇌를 주시할 때만 망념을 제거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또 불교에서 심봉사의 본명인 심학규는 ‘마음이 학문을 배워서 분별심이 생겼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렇기에 심봉사의 개안(開眼)은 신체의 눈을 뜨는 것이 아닌,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자신의 가치관, 세계관을 허물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미륵전은 숯으로 연못을 메꿔 세웠다는 창건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미륵전 터가 연못이었는데 연못에 숯을 넣어 눈을 닦으면 눈이 떠진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이를 접한 사람들이 숯을 넣으면서 땅이 메꿔졌다고 한다. 작품 속 심청이 역시 이 물로 심봉사의 눈을 뜨게 한다.

이 작품은 전북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소리꾼들을 주축으로 극을 구성했다. 심봉사 역에 정보권, 심청이 역에 진은영, 심봉사 역에 민석준, 월매 역에 김혜련 씨가 열연한다. 연출은 송봉금, 극본은 안선우, 음악은 김지혜 씨가 맡았다.

이밖에도 1박 2일 금산사에 머무르면서 탁본, 팝업북 만들기 등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다. 사찰음식 전문가로 유명한 정관스님이 오유지족 다식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숙식비 3만 원이 소요된다. 선착순 50명.

금산사 주지 성우스님은 “심청이가 인당수에 빠지는 것처럼 번뇌의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지혜의 보배는 얻을 수 없음을 자각해야 한다”며 “시시각각 일어나는 생각과 감정을 회피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힘을 얻어 지혜로운 삶을 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떴다, 물에가 풍’은 6월 22일을 시작으로 7월 27일, 8월 24일 총 세 차례에 걸쳐 금산사 미륵전 앞마당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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