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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자벌레

노은정

강변의

 

산책길

 

자벌레 한 마리가

 

무릎을 꿇고

 

두 팔꿈치를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도록

 

절을 하며

 

오체투지하고 있다

 

힘들 것 같아

 

꽃가지로 일으켜

 

풀잎에 올려놓으니

 

몸을

 

동그랗게 말고서

 

나를 노려본다

 

△ ‘감 놔라 배 놔라 둥글어 간다 깎아 놔라’ 이렇게 간섭하는 사람은 그래도 인간적이다. ‘다 너를 생각해서 그렇다’ ‘내가 너에게 어떻게 했는데 그럴 수가 있냐’ ‘조직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로 남의 생에 함부로 간섭하고 훈수 두는 사람들이 읽어야 할 시다. ‘자벌레 한 마리가 동그랗게 몸을 말고서’ 내게 하는 말 ‘함부로 내 인생에 간섭하지 마라. 꽃가지라고 우기며 함부로 내밀지 마라, 내게는 꽃가지가 아니라 막대기로 보인다. 그대가 내미는 꽃가지가 흉기로조차 보일 때도 있다.’ 가슴 한편이 서늘하다. 오늘 하루라도 판단·분별 버리고, 어설픈 배려심 버리고 묵언해야겠다. /김제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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