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03:26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 아침을 여는 시
일반기사

[새 아침을 여는 시] 꽃나무-김용옥

꽃들은 제 이름을 자랑하지 않는다

지독한 자기 연민과 사랑으로

한평생 흔들려도 목숨줄 부여잡고

제 목숨을 포기하지 않는다

나는 꽃이다

나는 꽃이다

석 달 열흘 땡볕가뭄에도

나는 꽃이다.

속울음 삼키며 눈 부릅뜨고 있다

꽃들은

목 놓아 제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

△‘제 이름을 자랑하지 않는다’는 시인이 있다. ‘살고 싶지 않았을 때도 살아서 내가 고맙다.’는 시인은 ‘슬프고 아프고 괴롭고 쓰고 떫은 것들을 정화할 수 있어서 시에게 고맙다.’라는 시인의 말에 내가 현혹되었다. 시름시름 앓던 나도 눈 부릅뜨고 살아야겠다는 각오를 단단히 해본다. 사람들은 꽃나무를 볼 때 행인처럼 바라본다. 달맞이꽃이 시들면 기생초와 배롱나무꽃도 시든다. 쇠약해지는 꽃나무 이름을 불러주는 자비의 시인으로 재생하려면 몇 편의 시를 탈고해야 하는지요. /이소애 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