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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80) 9장 신라의 위기 16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와앗!”

함성이 울리면서 땅이 흔들렸다. 수만필의 말이 달리면서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것이다.

“적이 양쪽에서 옵니다!”

청으로 달려들어온 장수 하나가 소리쳤다. 비담과 염종 등은 아직도 청에 모여 있던 참이다.

“백제군, 김유신군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기마군만 3만 이상입니다!”

“결전을 하자는 말인가?”

비담이 잇사이로 말하더니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오냐, 내가 여왕이 한풀이를 해주리라.”

“대감.”

따라 일어선 염종이 비담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놈들의 계략에 말려들지 마십시오. 지금 김유신군은 여왕의 복수를 하겠다고 분기가 충천한 상태일 것이오.”

“그러면 성 안에서 막고만 있으란 말인가?”

비담이 버럭 소리쳤을 때 장수 하나가 다시 뛰어들었다.

“양쪽으로 다가왔는데 왼쪽이 백제군, 오른쪽이 김유신군입니다! 모두 4만 가량이오!”

함성이 더 가까워졌고 땅울림이 더 커졌다. 염종이 말을 이었다.

“대감, 성벽에 소리꾼들을 세워 먼저 김춘추, 김유신이 여왕을 죽였다고 적진을 향해 소리치게 합시다.”

“놈들이 그 말을 믿을까?”

“김춘추가 왕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지 않습니까? 김춘추가 백제 지원군을 반기면서도 거북해 한다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오.”

“그렇지.”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을 때 장수들이 동조했다.

“백제군도 그 소리를 들으면 의심을 할 것이오.”

“우리가 손해 볼 것이 없다.”

결단이 빠른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다.

“목소리가 큰 소리꾼을 수백명 모아서 이쪽 저쪽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도록 해라. 김춘추가 왕위를 노리고 여왕을 죽여 백제와의 합병을 무산시킬 작정이라고 해라.”

“서두르겠소.”

염종이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장수들이 따라 나갔을 때 비담이 한숨과 함께 말했다.

“이렇게 신라는 망하는가?”

“대감, 백제군이 의심을 하면 김유신군만으로는 우리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장수 하나가 비담에게 말했다.

“백제군 대장군 협려에게 우리는 매복군을 보내지 않았다는 밀사를 보내도록 하시지요.”

“누가 가겠느냐?”

“제가 가겠습니다.”

화랑 서청이 나섰다. 스물세살로 대장군 서독의 아들이다. 서청이 말을 이었다.

“제가 백기를 들고 백제군 진영으로 달려가지요.”

“장하다.”

비담이 허리에 찬 칼을 풀어 서청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누명을 쓰고 당하는 것이 모욕이다.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 더 큰 수치다. 나, 비담이 여왕을 암살하는 따위의 수작을 부리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오너라.”

“예, 대감.”

눈을 부릅 뜬 서청이 비담을 보았다.

“제가 대감의 결백에 목숨을 걸지요. 그것이 화랑의 본분이기도 합니다. 신라군은 김춘추 같은 위인의 노리개가 아니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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