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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96) 10장 백제방 왜국 12

“내가 계백을 알지.”

김부성이 말하자 청 안이 조용해졌다.

신라소 안, 청에는 10여명의 무장(武將)이 모여 있었는데 분위기가 무겁다. 밤, 술시(8시)가 지난 시간이어서 마당에 모닥불을 피워 놓았다. 신라소는 며칠전부터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지더니 지금은 2백여명의 군사가 상주하고 있다. 근처의 민가, 뒤쪽 골짜기 안의 마을에도 호족들의 준병이 대기하고 있다. 섭정이며 실권자인 소가 이루카가 통제를 했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다. 지금은 권력의 공백상태다. 며칠전 왕비가 왜왕으로 즉위했지만 아직 기반이 굳혀지지 않은 것이다. 김부성이 먼곳을 보는 눈으로 무장들을 둘러보았다.

“내 사촌 김품석이를 죽인 놈이지. 내 가문하고는 철천지 원수다.”

김부성도 왕족이며 김춘추 하고도 먼 친척이 되는 것이다. 김부성이 말을 이었다.

“이미 칼을 빼든 상태야. 서문사(西門寺)의 일이 우리 소행인줄로도 밝혀졌으니 앉아서 죽으나 서서 죽으나 마찬가지다.”

“대감.”

앞에 앉은 무장이 나섰다.

“계백이 이끌고 온 군병은 3백여명이라고 합니다. 배에서 내린지 얼마되지 않았을 테니 오늘밤 기습을 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우리는 1천명 가깝게 됩니다. 계백이 도착하기 전에 백제방을 쳐서 오갈데 없는 신세로 만들었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말한 사내는 신라소의 2인자인 대아찬 박경이다. 박경이 말을 이었다.

“대감, 저에게 군병을 맡겨주시면 오늘밤 백제방을 치고 결판을 내겠습니다.”

“내가 우유부단했다.”

자책한 김부성이 박경에게 말했다.

“소가 일족과 백제방과의 싸움을 붙이려고 골몰하다가 시간만 끌게 되었다.”

“그동안 군병을 더 모을 수는 있었지요.”

위로하듯 말한 박경이 불빛을 받아 번들거리는 눈으로 김부성을 보았다.

“대감, 결단을 내려주시오.”

“좋다.”

김부성이 마침내 머리를 끄덕였다.

“대아찬, 그대가 화랑 석춘과 아광을 부장으로 삼고 호족 아리타와 마사시의 군병 6백을 이끌고 오늘밤 백제방을 쳐라. 치는 시각은 자시(12시)다.”

“삼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어깨를 편 박경이 소리쳐 대답했다.

“기밀이 새나가지 않아야 할테니 지금부터 잡인의 출입을 통제 시키겠습니다.”

“나는 화랑 아성과 호족 이또의 군병 3백을 이끌고 지원군을 맡을 테다. 그대 뒤를 따라 응원을 할 테니 서둘러라.”

“예옛.”

힘차게 대답한 박경이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모두 살기를 띤 얼굴이다. 무장들이 청을 나가자 김부성의 옆으로 화랑 아성이 다가와 섰다. 아성은 22세, 역시 진골(眞骨)가문의 왕족이며 김부성의 친척이다.

“대감, 백제방을 태우고 왕자 풍과 계백까지 죽이고 나면 왜왕이 신라소를 인정해줄까요?”

“왜왕보다 소가 가문이 먼저 우리와 제휴하게 될 것이다.”

자리에서 일어선 김부성이 흐려진 눈으로 아성을 보았다.

“소가씨는 백제계지만 이제 백제로부터 벗어나 왜국을 지배하려는 것이지, 우리는 소가씨의 앓는 이를 빼주는 셈이 될 것이야.”

발을 뗀 김부성이 뒤에 아성 혼자만 따르자 목소리를 낮추고 말을 잇는다.

“아성, 아스카만에 전함 2척만 대기 시켜라. 만일의 경우에 대비 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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