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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198) 10장 백제방 왜국 14

글 이원호 / 그림 권휘원

계백이 이끄는 3백 기마군은 정예다. 그 중 절반 이상이 계백을 따라 안시성에 다녀왔으며 그 중에는 대야성을 함께 친 무장(武將)도 있다. 나솔 화청이 그렇고 이제 11품 대덕 관등이 되어 비색 띠를 맨 하도리가 그렇다. 나솔 윤진은 수군항에서부터 심복이 된 무장이요, 장덕에서 나솔로 관등이 오른 백용문도 계백을 수행하고 있다. 백제 기마군은 10인 1조(組)를 조장인 16품 극우가 지휘한다. 앞장선 첨병으로 2개 조가 살같이 어둠 속을 내달렸는데 길 안내역으로 백제방 군사 둘이 끼어 있다. 그 뒤를 선봉을 맡은 화청이 수염을 휘날리며 1백기를 이끌었고 뒤를 중군 겸 본군(本軍)인 2백기가 계백을 중심으로 내달리는데 한 덩어리의 불덩이 같다. 땅이 울렸고 기수들의 살기(殺氣)가 전염된 전마(戰馬)는 머리를 젖혀 들고 콧바람을 세차게 뿜어낸다.

그 시간에 신라소 안에서는 김부성의 지휘 하에 출동 준비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투석기와 충차, 마차에는 투석기용 바위를 가득 채웠고 기마군과 보군으로 나뉘어 제각기 점고를 받는 중이다. 신라군과 함께 출동할 왜군은 신라소 밖에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령이 수시로 왕래를 한다. 밤이 깊었지만 주위는 열기에 덮여 있다.

“서둘러라!”

이번 공격대의 대장 박경이 마당에 서서 소리쳤다. 횃불을 환하게 밝힌 마당은 군사들로 가득 차 있다.

“대아찬, 아리타님이 이끈 왜군 150이 도착할 것이오!”

화랑 석촌이 다가와 보고했다.

“이또님의 군사는 서문으로 들어오도록 했습니다.”

“아리타의 왜군만 도착하면 바로 출동이다! 충차는 내보냈는가?”

“지금 나가고 있습니다!”

그때 땅이 울렸기 때문에 박경이 이맛살을 찌푸렸다.

“아리타한테 말을 달리게 하지 말라고 전해라!”

“예, 대아찬.”

석촌이 마당을 나갔을 때 박경이 혀를 찼다.

“왜인들은 야습의 기본도 모른다.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말굽 소리를 죽여야 한다는 것도 모른단 말인가?”

말굽 소리가 더 커졌기 때문에 박경은 화가 났다. 전장(戰場) 경험이 많은 박경이 그것이 1, 2백기의 기마군의 말굽 소리라는 것을 알고는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아리타의 기마군은 몇이냐?”

“5, 60기라고 들었습니다.”

뒤쪽에 있던 화랑 하광이 소리쳐 대답했다. 다가온 하광의 얼굴이 굳어졌다.

“대아찬, 아리타군(軍)이 아닌 것 같소.”

“그, 그러면.

그때 말굽 소리가 와락 가까워지면서 땅이 흔들렸다. 그러나 인간의 소리는 둘리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이 일어난 것 같다. 마당으로 군사들이 뛰어 들어오더니 그 중 서너명이 소리쳤다.

“기마군이다!”

그것이 어느 기마군인지 감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 그때다. 지척으로 다가온 말굽 소리와 함께 비명이 울렸다. 이미 신라소의 모든 문은 열어젖혀 놓았다. 출동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려는 상황인 것이다. 그때 비명과 함께 처음으로 함성이 울렸다.

“와앗!”

짧고 굵은 함성을 들은 순간 박경은 이를 악물었다. 백제군이다. 창으로 찌르는 것처럼 일직선으로 날아왔다. 그 순간 마당으로 기마군이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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