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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불황에 ‘전북 세밑 온정 식었다’

사랑의 온도탑 55.5도에 그쳐, 지난해보다 10도 낮아
어려운 경제상황 탓, 목표액은 늘고 기부는 줄고
생계난 몰린 자영업자들 온정 줄어, 기업도 기부 위축

27일 전주 종합경기장 사거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전북 경제 불황으로 인해 수은주가 오르지 않고 있다. 조현욱 기자
27일 전주 종합경기장 사거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이 전북 경제 불황으로 인해 수은주가 오르지 않고 있다. 조현욱 기자

날씨뿐만 아니라 전북 경제에도 부는 한파에 ‘기부 온정’이 쪼그라들고 있다. 도내 기업 기부가 적은 데다 경제 불황을 겪고 있는 도민들의 세밑 온정도 얼어붙은 탓이다. 전북지역 모금단체들은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호소하고 나섰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설치한 ‘사랑의 온도탑’은 전주 종합경기장 사거리에 덩그러니 식어있다. 목표 모금액의 1%가 모일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르는데 26일 기준으로 55.5도다. 지난해 65도보다 10도가량 낮은 수치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가 올해 목표한 모금액은 75억 원. 도내 수혜 해당자가 늘어남에 따라 모금 목표액도 지난해(74억 6100만 원)보다 늘었다.

26일까지 기부 받은 금액은 41억5900만 원이다. 개인 기부액은 27억6000만 원이며 기업 기부액은 13억9000만 원으로, 기업보다 자영업자 등 개인 기부가 두 배나 많았다.

전북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현재 액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39억2700만 원) 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목표 기부액이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모금액 달성은 더욱 힘들어졌다”고 토로했다.

전주 객사·한옥마을 등에서 만날 수 있는 한국구세군 자선냄비 전북지역 모금액도 4000여 만원으로 집계 추정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맹추위에 당장 연탄을 기부 받아 난방해야 하는 저소득층 8000여 가구도 가슴을 졸이고 있다.

전주연탄은행은 26일 기준으로 한 달간 연탄 40만 장을 기부 받았다. 지난해보다 10만 장 적은 수치다.

모금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기업 기부보다 개인 기부 비율이 훨씬 높은 전북지역에서는 서민들이 휘청이면 기부 문화에 직격탄을 맞는다.

군산 조선업계 불황과 한국GM 폐쇄 등 굵직한 기업들의 침체는 지역 경제 전반의 침체를 가져왔다. 고용자뿐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자영업자들의 가게살이 운영도 어려워지면서 개인 기부 위축에 영향을 미쳤다.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 상실도 한몫했다. 기부금 횡령 등이 언론에 보도되고 출처가 불분명한 기부단체들이 늘어나면서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모금단체 관계자들은 “전북에서는 세밑 온정이 없다면 정말 어려운 이웃들을 도울 수가 없다”며 “매년 이맘때면 기부독려의 목소리가 나오는데 습관적인 되풀이가 아니라 진실로 나눔을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보현 기자·박태랑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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