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까지 이뤄지자 군산 오식도동 국가산단은 유령도시로 변했다. 문닫은 상가가 즐비했고, 강제퇴직에 떠밀린 근로자들은 생계를 찾아 뿔뿔이 흩어졌다. 군산경제를 중심으로 한 전북경제도 뿌리째 흔들렸다. 군산시민은 물론 전북도민 모두가 깊은 좌절과 상처를 감내했다. 정부는 군산을 산업·고용 특별 위기지정지역으로 지정했다. 이런 가운데 MS그룹 컨소시엄이 지엠 군산공장을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북경제에 단비를 내렸다. 본보는 군산 경제지도에서 사라지게 된 지엠 군산공장의 쓰라린 역사와 부활의 청사진을 새로 그려낼 MS그룹이 만들어갈 미래 전망을 정리해 봤다.
지난 1994년 6월 군산 오식도동 국가산업단지에 군산공장 기공식을 가진 대우자동차(현재의 한국지엠)는 2년 뒤인 1996년 6월 공장을 완공했다. 이후 그해 12월 누비라 1호차 생산을 시작으로 레조, 라세티, 디젤엔진, 쉐보레 올란도를 생산해오다 2011년 3월 한국지엠 주식회사로 상호가 변경됐다. 하지만 거듭된 경기침체로 수출·생산물량이 크게 줄었고, 2017년 1월 올 뉴 크루즈 신차만 생산하는 공장으로 규모가 축소됐다. 이후에도 전세계적 차량판매 부진에 직면한 한국지엠은 2018년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방침과 함께 5월 31일 군산공장 문을 닫았다. 지엠이 떠난 후 그 여파는 고스란히 전북경제에 직격탄으로 다가왔다. 폐쇄된지 10개월이 지났지만 강제퇴직한 비정규직 근로자와 정규직 희망퇴직자들은 희망을 찾지 못했다. 군산에는 문닫은 상가들이 속출했고 인구마저 급속히 빠져나갔다. 군산의 위기를 심각하게 판단한 정부는 2018년 4월 5일 군산을 고용위기·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했다.
이후 1년 여의 시간이 흐른 지난 29일 MS그룹 컨소시엄은 지엠과 군산공장 인수-매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실직의 아픔을 겪었던 근로자들이 좌절을 딛고 다시 현장으로 복귀할 수 있을 지와 군산의 불꺼진 항구에 다시 불이 켜질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S그룹은 현대자동차 사장을 지낸 이양섭 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 제1협력업체인 ㈜명신을 모태로 구성된 컨소시엄 업체로 전기자동차 생산과 관련한 부품을 생산·수출하는 국내 300위 안에 드는 중견기업이다.
지엠 군산공장을 국내 제1의 전기차 생산기지로 건설할 포부를 갖고 있는 MS그룹은 인도와 브라질에도 현지 공장을 가지고 있다. MS그룹은 국내 대표자동차그룹인 현대기아자동차와 세계적인 전기자동차기업 테슬라에 부품을 납품하는 기술력이 탄탄한 업체다.
MS그룹은 오는 6월 28일 지엠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곧바로 군산공장 설비라인 구축에 들어가 오는 2021년부터 연간 5만대의 전기차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MS그룹의 지엠 군산공장 인수가 일자리 창출로 군산경제 회생을 이끌고, 전북의 자동차산업을 미래형자동차 산업으로 체질을 바꿔 경쟁력을 갖추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전북도 역시 군산공장이 국내 글로벌 전기자동차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력한다는 방침이다.
■ 지엠 군산공장 매각-인수 일지
1994년 6월 대우자동차(한국GM 전신) 군산공장 기공식
1996년 6월 군산공장 건설 완공
1996년 12월 누비라 생산 시작
2017년 1월 올 뉴 크루즈 출시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
2018년 4월 정부, 군산시 고용위기·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
2018년 5월 군산공장 공식 폐쇄
2018년 12월 군산공장 매각 협상 개시
2019년 3월29일 군산공장 매각-인수 양해각서 체결
2019년 6월28일 매각-인수 본계약 체결 예정
2020년 전기차 설비라인 구축 예정
2021년 전기차 연간 5만대 생산라인 가동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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