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를 비롯한 반(反)당권파 의원 10명이 17일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위한 단체를 구성했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당·탈당이 아닌 신당 전환을 위한 몸부림”으로 규정했지만, 정치권에선 사실상 분당 수순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동영 당 대표 권한 밖에 있는 대안정치체를 만든 데다, 정 대표 역시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당을 통한 호남발 정계개편이 가속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 지붕 두 가족
반당권파가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를 공식화 한 것을 두고, 당이 한 지붕 두 가족 형태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앞서 반당권파는‘제3지대 신당 창당’을 주장해왔고, 정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는 당 경쟁력 강화를 우선으로 하는 ‘자강론’을 펴왔다. 반당권파와 당권파는 이날도 당 대표직의 존폐여부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유 원내대표는 “다수 의견은 제3지대 신당으로 가는 데 정 대표가 걸림돌이라는 것”이라며 “정 대표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정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놔야 제3지대 신당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6일 반당권파의 대표직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수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이 사분오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당 흔들기를 즉각 중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를 비롯한 대안정치 결성 의원들은 표면적으로 분당 혹은 탈당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갈등이 봉합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사실상 분당 수순을 밟은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남발 정계개편 시동 걸리나
대안정치가 구상하는 제3지대는 1차적으로 바른미래당 내 호남 중진들의 합류가 거론된다. 다만 현재 내홍을 겪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진로도 불투명해 호남 중진들이 즉각 당을 뛰쳐나와 창당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평화당 내부에서 대안정치 깃발을 들고 행동에 돌입한 것이 바른미래당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이 지난 11일 손학규 지도부 재신임을 묻는 혁신안에 반발하고 사퇴한 후, 안철수·유승민계와 손학규·호남중진계 간 계파 갈등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안정치의 제3지대 창당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평화당·바른미래당의 내부 원심력을 키워 분당 후 이합집산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정기국회를 앞두고 정계개편에 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