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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원인 ‘축소 발표’ 논란

민관대책위, 역학회·의료진 통해 명확한 해석 얻어
환경부, 결국 ‘관련성 인정’ 입장 번복…비판 확산

지난해 12월 익산시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부로 구성된 조사팀이 장점 마을 부근 비료공장의 전수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주민들이 주장하는 폐기물 매립 장소에 굴을 파고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익산시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부로 구성된 조사팀이 장점 마을 부근 비료공장의 전수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주민들이 주장하는 폐기물 매립 장소에 굴을 파고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전북일보 자료사진

환경부가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 원인이 ‘인근 비료공장의 원인이 인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축소하려 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역학조사 기관의 소극적 입장을 설득해 ‘관련성이 추정된다’는 적극적인 답변을 이끌어냈다는 환경부의 그동안 입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주장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4일 장점마을 민관비상대책위는 지난달 23일 환경부가 주최한 한국역학회 자문 회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환경부가 집단 암 발병의 원인을 축소 발표하도록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가 국립환경과학원에 의뢰해 진행한 장점마을 역학조사에서 연구진들은 마을 인근 비료공장 가동 이후 원인물질의 배출 사실을 확인하고, 원인물질의 환경 내 노출과 주민들에서 관련 질환의 발생 등이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진들은 인과관계가 명확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지만 환경부는 역학조사 결과와 연구진이 제시한 결론을 소극적으로 해석하며 ‘관련성이 추정된다’는 정도의 결과를 내놨다.

명확하지 않은 결과로 인해 주민들의 반발이 계속되면서 한국역학회의 자문까지 받게 되면서 암 발병의 원인은 오히려 더욱 확실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역학회 A교수는 “역학조사 결과 인과관계를 부정하기가 더 어렵다. 이러한 결과를 보고도 인과관계를 있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외국의 여러 사례에서도 환경오염의 명확한 노출량 등 수량적 증거가 제시되기 어렵거나 불확실한 경우라도 피해자 입장에서 해석되어야 하는게 세계 공통의 원칙이고 우리나라 대법원 판례도 이러한 경향을 따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역학회는 보고서 내용을 정밀 분석하면 인과관계에 대한 근거가 더 명확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원광대 의대 오경재 예방관리센터장은 환경부의 소극적인 해석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집단 암 발병의 원인규명에 한층 더 다가갔다.

오 센터장은 “공장 가동이 중지된 이후에도 오염물질이 대조 지역보다 높은 것은 가동 시점에서 더 심했을 의미한다”며 “암 발병의 원인물질이 환경 내 노출과 주민들에서 검출되었고, 관련 질환의 발생 등을 통해 명확히 제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인과관계가 명확한데도 왜 환경부는 역학조사 결과와 연구진이 제시한 결론보다 애써 의미를 두지 않거나 축소하려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역학회와 의료진까지 연관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놓으면서 환경부는 기존 입장을 번복, “역학적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로 수정하기로 했지만 소극적 해석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장점마을 민관비상대책위 손문선 위원은 “환경부가 역학조사결과를 축소 발표했다는 것이 명확해졌다”며 “주민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진단과 대책마련에 환경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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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김진만 kjm513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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