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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엉터리 ‘성인지 예산’

도, 2019 성인지 사업 예산 약 5000억 원·120개 사업 시행 중
인라인마라톤,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사업, 특화된 도정 홍보물 제작 등
각 지자체 사업발굴에만 열 올려, 엉뚱한 사업 추가되며 문제 발생
기존 우수 사업들에 지원 늘리는 방안 필요

전북도의 성인지예산제도가 시행 6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제도 운용의 실질적인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각 지자체에서는 사업 발굴에만 열을 올리다 보니 끼워맞추기식으로 엉뚱한 곳에 예산이 편성된다는 지적이다.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성인지 예산’은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해 이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고 집행하는 제도다.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예산의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이 성차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집행됐는지 평가해 다음연도에도 반영한다.

전북도는 지난 2013년부터 성인지예산을 편성해 사업에 들어갔다. 올해도 세부사업 120건을 진행 중이며 예산액은 4936여억 원이 쓰이고 있다. 사업별로는 양성평등 정책추진사업 20개(356억200만 원), 성별 영향분석평가사업 89개(4508억1100만 원), 자치단체 특화사업 11개(83억3300만 원)가 편성됐다.

그러나 성인지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인라인마라톤 대회 개최나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특화된 도정 홍보물 제작 등 성인지예산 취지에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올해 개최된 새만금 인라인마라톤 대회에는 1억2000만 원의 전북도 예산이 포함됐다. 예산서 항목 중 ‘성평등 기대효과’ 부분에는 ‘특별한 성별을 나누어 치뤄지는 행사가 아니기 때문에 성별차이는 없을것으로 보여지며 남녀 대상이 평등하게 지원 됨’이라고 적시돼 있다. 또한 17억 원의 예산이 편성된 국민여가캠핑장 조성 사업에는 성별 수혜 분석 대상자들이 모두 ‘불특정 다수’로 나타나 있고, 7억 원이 들어간 특화된 도정 홍보물 제작에도 ‘남녀의 성별을 구분하지 않음’으로 적시돼 있다. 성인지예산에 포함됐다고 보기 어려운 사업들임에도 성인지예산으로 분류된 것이다.

각 지자체별로 성인지예산 사업 발굴에만 열을 올리며 엉뚱한 사업들이 추진되는 실정이다. 취지에 맞는 시행을 위해서는 기존에 우수한 사업들에 지원을 늘리고, 꼭 필요한 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북도 관계자는 “성인지예산이 전년보다 줄어들 경우 양성 평등을 추구하지 않는 지자체로 분류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도 사업 발굴에 열을 올리고, 납득하기 어려운 사업들이 진행되기도 한다”며 “도에서도 좋은 사업들에 예산이 사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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