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전북 총선이 여권의 ‘당심’과 야권의 ‘인물’ 대결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전북 지역구 10곳 모두가 격전지로 꼽히고 있다.
여권과 야권이 가진 강점과 약점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권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북에서 과반이상 지지율을 유지하지만 후보군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역 의원수가 적고 원외인사가 많은 데 따른 영향이다.
반면 민주평화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 등 야권은 지지율이 취약하다. 올 초부터 계속 1~4%대 사이를 맴돌고 있다. 다만 현역 의원이 많아 여권에 비해 인물면에서 강세라는 평가다.
이 같은 구도는 지역구마다 섣불리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역 정가에서는 양자 대결구도가 명확해지고 있는 전주병과 익산을, 민주당 경선부터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되는 완주진안무장수 지역을 격전지로 꼽았다.
△전주병=더불어민주당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의 ‘리턴매치’가 치러지는 곳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 이사장은 정 대표에게 989표 차로 고배를 마셨다. 당시 두 후보는 선거일 직전까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오차 범위 내 접전을 벌이면서 관심을 받았다.
당시 받았던 관심만큼, 전주병 지역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도 일찌감치 맞대결 구도가 짜여져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특히 전주고등학교, 서울대 국사학과 선후배 사이라는 점도 또 다른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당초 내년 총선에서는 김 이사장이 우세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전북의 민주당 지지율이 계속 결집하는 현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 대표가 예전과는 다르게 지역구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오히려 평가를 역전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대선후보였다는 프리미엄도 계속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낮은 당 지지율은 계속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익산을=이 선거구는 4선의 평화당 조배숙 원내대표와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인사로 분류되는 한병도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이 맞대결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4선의 평화당 조 원내대표의 경우, 5선에 성공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조 원내대표가 5선에 성공하면 여성 최초 국회 부의장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조 원내대표는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풍부한 국회경험과 높은 인지도는 그가 가진 최대 강점이다. 반면 바른미래당이나 정의당에도 뒤지는 낮은 정당 지지율은 약점이다.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런 부분을 활용할 수 있다.
한 전 수석은 국회의원 출신인데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했던 점이 큰 강점이다. 특히 ‘청와대 고위직 프리미엄’은 문재인 정부를 향한 전북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선거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친문계열’로 명확히 분류되는 부분도 총선에서 상당한 파괴력을 발휘할 것이란 관측이다.
그러나 청와대 근무경력을 활용한 선거 마케팅이 바닥민심에 통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경력이 국회의원 당선을 위한 스펙이냐’는 부정적 인식이 만연하는 데다, 정무수석이 지역현안 해결에 기여한 부분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완주진안무주완주무주진안장수 지역에서는 민주당 경선부터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선부터 큰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출신 지역에 따른 소지역주의와 상대후보 ‘매수공작’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안호영 전북도당위원장 선거캠프 관계자에 대한 판결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안 위원장은 당원들을 관리해왔다는 점과 성실한 의정활동이 강점이다. 경선 투표도 권리당원 비율이 50%나 차지하기 때문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반면 유희태 한반도경제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인구가 가장 많은 완주출신이다. 현재 완주에서는 ‘완주출신 국회의원’여론이 일고 있는 상황이며, 인구도 진안, 장수, 무주군을 합친 숫자보다 많다. 일부 지방의원들도 유희태 부위원장측에 합류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여기에 박민수 전 의원의 출마 결정 여부도 경선구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히 재판결과는 큰 변수다. 재판이 안 위원장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경선 후보뿐만 아니라 평화당 임 정엽 도당위원장까지 거친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안 위원장 캠프 관계자 3명은 지난 4월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 경선 탈락자 캠프를 매수했던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캠프는 당시 국민의당 후보였던 임 위원장 과 관계가 깊은 이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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