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주 정읍여고 교사
△주제열기
2020년이 밝았다.
새해는 누구에게나 새로운 의미를 준다. 그 중 고등학교 3학년에게는 더 큰 긴장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대한민국의 고3은 특별한 존재다. 자신 뿐 아니라 부모와 주변인에게도 긴장과 중압감을 준다. 함부로 성적을 물어봐선 안 되고, 공부에 방해를 해선 절대로 안 된다. 고3의 정점이라 할 수능시험일은 운명의 경건함이 서린다. 수능듣기평가 시각에는 항공기 이착륙도 금지하고 있다.
2020년 새해를 맞아 예비 고3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몇 가지 함께 생각할 주변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고3의 시간표
①2021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일정
②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③고3 주요 학사일정
전국연합평가 : 3월, 4월, 7월, 10월(4회)
정기고사 : 4월, 7월, 9월, 11월(4회)
수능 모의평가 : 6월, 9월(2회)
여름방학 방과후 수업 : 7,8월(2~3주)
수능 시험 : 11.19.(목)
졸업식 : 2021년 2월
△신문읽고 생각하기
지방고교, 정시확대 골머리
실제로 충남 한 고등학교 겨울방학 교과캠프에는 지난해보다 4배 많은 인원이 몰렸다. 예비 고3을 대상으로 한 달간 과목당 40시간의 보충수업을 받는 캠프로, 교육부의 정시확대 발표이후 학생 200여명이 신청해 13개 반이 개설됐다.
이 같은 열기에 학교는 당장 학생·학부모 선호에 맞춰 정시 위주로 교유과정 개편까지 고려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경기도 B고는 2020학년도 신입생 교육과정편제를 입학전형 설명회에 맞춰 짰지만, 기초과목이 편성된 1학년을 제외한 2~3학년 과정은 “입시 변화에 맞춰 변경될 것”이라고 공지한 상태다. B고 관계자는 “교육부 발표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에 학교 운영위 등과 협의해 최종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수시 전형은 정시 전형보다 수도권쏠림이 약해 지방 중소도시 학생의 경우 학종으로 진학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 (매일경제 2019.12.24.31면)
질문1. 대학입학방식에는 수시전형과 정시전형이 있습니다. 수시전형과 정시전형 중 어느 쪽이 좋은가요?(공정성, 학생부담, 기회확대 관점에서 생각하기
예비 고3학생들의 공부법
대학 진학 방법에는 크게 ‘학종’이라 불리는 수시, 수능으로 결정하는 정시와 논술 전형이 있습니다. 고교 2학년들은 대학 진학을 1년 앞둔 지금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거나 그 방법으로 공부하고 있습니다.(중략)
먼저 ‘수시파’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 3년간의 활동이 중심입니다. 내신과 동아리 활동, 대회 등 여러 항목을 통해 학생 역량을 평가합니다. ··· 이 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공통적으로 내신에 민감합니다. 내신 이외의 다른 항목들을 평가하지만 여전히 어느 정도 이상의 내신등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중략)
다음으로 ‘정시파’, 짧게는 1년부터 길게는 3년 내내 정시를 준비합니다. 정시는 한번의 시험으로 대학을 결정하고 학교생활에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내신 성적보다 모의고사에 치중하며 모의고사 오답풀이를 통해 약점을 보완하려 합니다. 또한 기출문제지를 풀며 감을 익힙니다.
마지막으로 논술전형을 통한 방법입니다. 논술은 일정한 주제에 응시생의 생각을 적는 것으로 주제가 다양합니다. 정시와 달리 범위가 정해져 있지도 않고 수시처럼 3년간의 노력을 보여주기도 어렵습니다. 또 수능 최저학력을 맞춰야 합격되기 때문에 다양한 주제로 많은 양을 공부해야 하는 논술준비생들에게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대구일보 2019.12.11.11면)
질문2. 나(내 아이, 동생, 친구)는 수시파 정시파 중 어느 쪽인가요?
대입 정시 상담
전북 고교 진로진학 상담교사들이 오는 24일까지 운영하는 ‘대입 진학상담실’에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 예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은 학생들이 찾고 있는데, 올해 예상치 못하게 수시 경쟁률이 높아 정시 지원자가 늘어났고 정시 지원에 있어서도 대학 수준별로 엇갈리는 전략이 많아서다.
18일 전북교육청 8층 ‘대입진학상담실’. 상담은 오후 2시부터 문 앞에 대기줄이 들어섰다. 친구들과 짝을 지어서 오거나 부모님과 함께 기다리는 등 각양각색의 수험생들이 보였다.(전북일보 2020.12.19.5면)
질문3. 정시 상담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원 일요 휴무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9일 ‘학원 일요 휴무제’ 도입에 대한 공론화를 시작하며 ‘쉼 없는 학생들의 삶’에 제동을 걸었다. 일주일에 하루만이라도 학새들이 ‘쉴 권리’를 보장해주자는 취지다. 여론은 우호적이다. 2017년 서울시 교육연구정보원 조사 결과, 중·고교생 58%, 중·고교생 학부모 68%가 학원 일요휴무제에 찬성했다. 학부모 80%, 학생 78%가 “일주일에 하루는 공부 대신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치열한 입시경쟁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과 변종·개인 교습소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풍선효과 우려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경향신문 2019.9.21.22면)
질문4. ‘일요일엔 공부하지 말고 쉬어라’는 말은 진심일까요?
맨발에 맨바닥서 공부하던 아이들
환영행사를 마친 아이들을 따라 학교를 둘러보았다. 건물이라고는 서너 평 남짓한 교사 사무실과 교실 2개가 있는 양철지붕 건물 1곳뿐이었다. 화장실도 없고, 전기시설도 없었다. 4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수용하기는 역부족이었다. 임시로 짚을 엮어 벽을 세우고 지붕을 올려 얼기설기 교실 2개를 만들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흙바닥에 칠판만 겨우 걸려 있었다. 그나마도 바람이 불 때마다 지푸라기가 날아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다. 이제 곧 장마철이 닥치면 아이들은 학교에 올 수도 없고 수업도 할 수 없다.
맨바닥에 철퍼덕 앉아 앞을 바라보는 아이들은 눈망울이 똘망똘망했다.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머리에 담으려는 듯 칠판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맨손에 맨발이었다. 교과서도 공책도 연필도 없었다. 6.25전쟁 당시 피난민촌에서 임시로 학교를 운영하던 70년 전 우리 모습과 비슷했다. 한 벌에 2000원이라는 교복도 대를 물려 입은 듯 옷자락이 해어져 있었다.(말라위 마킴바초등학교)(국민일보 2019.11.29.33면)
질문5. 이 말라위 아이들은 왜 공부하나요?(이유를 5가지 이상 생각하기)
△생각 정리하기
글은 신비한 힘이 있습니다. 2020년 내가 설정한 계획과 목표, 왜 그런 계획을 했는지 글로 기록해보세요.(연말에 신비한 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문에서 만나는 도서소개
[공부를 공부하다] 박재원·정유진 저. 강남에서 이름을 날린 공부법 명강사와 초등학교 교사 출신 저자의 만남으로 제시하는 바람직한 공부론. 시험이 목적이 아닌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공부가 바람직한 공부.(헤럴드 경제 2019.12.6.)
[생각하는 인문학] 차이 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하라. “없는 집 아이들이 학교와 학원에서 국·영·수를 공부할 때, 있는 집 아이들은 외국 사립학교에서 원전으로 인문고전을 읽고 에세이를 읽고 토론한다.···” 5천년 역사를 만든 동서양 천재들의 생각법을 구체적으로 정리(경기신문 2019.11.7.)
[랩 걸(Lab girl)] 호프 자런 저. ‘예비 랩 걸 파이팅!’ 수능시험을 마친 주말에 물리문제집을 풀려 하는 아이에게 권하고 싶다는 필자. “성차별이 공고한 과학영역에서 ‘여성’과학자가 아닌 여성인 ‘과학자’로서의 성취를 보여주는 훌륭한 성장기라 할 수 있다. 식물의 성장단계와 함께 교직된 여성과학자로서의 자전적 삶이 녹아 있다.”(정일선. 영남일보 2019.12.10.)
△신문에서 만나는 영화소개
‘시인 할매’, ‘칠곡 가시나들’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청춘같은 할머니들, 칠순 팔순이 넘어 배우기 시작한 글자에 삶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들’ 얼굴엔 호기심이 그득하다.(서울신문 2019.2.13.)
△학생글
2020년, 나의 각오와 소망
어느덧 세월이 흘러 고3이라는 시간이 나에게 찾아왔다. 빨리 고3을 마치고 전공과목을 공부하는 대학생이 되고 싶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고 싶다.
나는 어릴 적부터 세무사가 되어야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어렸을 때 이해하기 어려운 세무문서를 밤 깊도록 읽으시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나중에 커서 전문지식이 요구되는 문서를 처리하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세무사라는 꿈을 가진 이유이다. 꿈을 가지고 공부를 하면서도 ‘정말 내가 세무사가 될 수 있을까?’ ‘세무사라는 직업이 내 적성에 맞을까?’하며 고민했다. 하지만 나는 현재 세무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였고, 모두가 힘든 시기라고 생각하는 고3을 앞두고 있다.
선배들을 보면, 수험생활에 지쳐 가고 싶은 학교를 낮추는 경우도 있고, 끝까지 노력하여 자신의 꿈에 가까이 나아간 선배들도 있다. 나는 열심히 공부한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남은 1년을 허투루 쓰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1년,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짧은 시간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알뜰하게 보낼 방법을 깊이 생각해보았다. 모든 학생들이 나와 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나보다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도 많다. 이 상황에서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의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출 생각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했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집중했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방학만큼은 틈새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하루 영단어 40개 암기를 실천할 것이다. 평소 단어가 부족하여 겪었던 독해문제 감점을 해결하려 한다.
수능을 마라톤에 비유해보면 원하는 대학에 가는 것은 결승선에 도착하는 것과 같다. 마라톤에서 인내심과 체력, 지구력 그리고 적절한 계획이 필요한 것처럼 나는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치밀한 계획을 실천하기로 나 자신과 약속했다. 무계획으로 살던 지난 모습을 고치고 매일 학습플래너를 작성하여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일 것이다. 나를 항상 응원해주는 가족, 친구, 그리고 선생님이라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많아서 마음 든든하다. 남은 1년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멋진 대학생으로 연말을 맞이하고 싶다.
/황찬혜(정읍여고 2학년)
고3, 나의 새해 소망
나는 중학교 3학년 때 비서를 꿈꾸게 되었고 내가 목표로 삼은 대학에 진학한 선배와 친해지며 그 꿈을 키웠다. 공부의 중요성을 늦게 깨달았던 나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믿으며, 기숙사에 들어가 새벽 2시까지는 무조건 공부하기를 목표로 생활했다. 학교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생님들이 늘 강조하신 말씀처럼, 졸업할 때 생기부를 보고 뿌듯하다는 생각이 들게끔 만드는 것이 입학하면서 정한 첫 번째 목표였다.
나는 생기부에 나의 삶을 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모든 수행평가에 만점을 받겠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해 결과물을 만들고 교내의 모든 대회에 참가하려 노력하였으며 노력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노력한 만큼의 결과가 나에게 찾아왔고 생기부에는 나의 노력이 차근차근 쌓였다. 내 힘으로 일구어낸 나의 세계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순풍의 돛을 단 듯 순항하던 나에게 불청객이 찾아왔다. 담낭 절제술과 그 후의 고통으로 나의 세계는 무너져 내렸다. 처음엔 약간 놀랐을 뿐이다. 바로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퇴원을 하고 학교에 나갔을 때 나는 절망했다. 고통이 완치된 것이 아니었다.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으로 결석과 조퇴가 잦았고, 학습 결손으로 인해 자존감과 자신감은 낮아지고 공부할 의욕은 떨어져 유급까지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 다행히도 내 주위엔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고 나에게 위로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들의 응원에 힘을 얻어 다시 한번 노력해보자 결심하게 되었다.
악몽 같았던 2019년이 끝나고 새로운 희망을 주는 2020년이 찾아왔다. 나는 고통의 시간이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하며 2020년을 살아가려 한다. 2020년에는 건강하게 학업에 집중해서 무너진 나의 세계를 구축하려 한다. 유능한 비서에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잃어버린 자신감과 자존감을 회복하여 딸로서 친구로서 당당해지기, 나에게 맞는 공부법 찾기가 목표이자 소망이다. 고단했던 과거의 나를 칭찬하고 위로하면서 다양한 노력을 할 생각이다.
이런 일들이 아주 평범한 일일 수 있지만, 방황하던 나에게는 커다란 노력이고 희망이다. 비록 2학년을 잘 해내지는 못하였지만 이를 기회 삼아 3학년 때엔 작년의 나를 뛰어넘어 입학할 때 세웠던 목표를 이루고 싶다. 이 글을 쓰면서 작년의 내가 생각나 많이 울었고 2020년에는 당당한 사람이 되기로 굳게 결심했다. 2021년의 내가 이 글을 읽고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가지 더 큰 바람은 나처럼 원치 않은 일로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조예빛(정읍여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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