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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학교 '채식의 날'…"영양 균형" vs "잔반만 증가"

영양균형·선택권 보장 위해 전북교육청 올해 ‘채식의 날’ 운영
채소식단 이상적이지만 잔반·영양사 업무 과중 등 현실적 문제도
채식 동기 유발 교육·메뉴 필수…각 학교 몫 아닌 통합 관리 필요

전주 한 초등학교의 채식 급식 사진. 꽃게탕과 콩고기버섯불고기, 장어강정, 배추김치, 씨없는 청포도, 회오리감자구이, 찰현미밥으로 구성돼 있다.(출처=학교 홈페이지 급식 사진 캡처)
전주 한 초등학교의 채식 급식 사진. 꽃게탕과 콩고기버섯불고기, 장어강정, 배추김치, 씨없는 청포도, 회오리감자구이, 찰현미밥으로 구성돼 있다.(출처=학교 홈페이지 급식 사진 캡처)

전북교육청이 올해 도내 학교에서 ‘채식의 날’ 운영을 적극 장려하기로 했다. 매주 1회 또는 매달 2회 육류·가공식품이 없는 채식 급식을 하고, 이를 점차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북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고 식생활 교육·식단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채식의 날’이 학생 호응을 얻지 못하고 음식물 쓰레기만 많이 배출하거나, 대체 식재료로 인한 예산난 등의 현실적 문제가 뒤따른다는 부정적 시각도 나온다. 성장기 아이들의 영양 공급이 우려된다는 학부모 반응도 있다.

 

 

채식급식은

영양균형·선택권 보장

전북교육청은 영양 균형 차원에서 채식급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육류에 편중된 학생들의 식습관과 체질을 개선한다는 취지다. 채식 활성화를 통해 아토피 질환이나 비만 예방 등 건강한 학교생활을 도울 수 있다고 봤다.

급식 선택권 차원에서의 시각도 보였다. 김제 월정초 김가온 학생은 “학교에 다문화 친구들이 종교 이유로 고기를 먹지 않아서, 성장기인데도 급식 시간에 밥과 김치, 과일, 생선 정도만 조금 먹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식은 맛없는 밥”

잔반↑

문제는 원하는 학생만 만족하고, 상당수 도내 학생들은 여전히 채식을 ‘맛없는 밥’으로 인식하고 꺼려한다는 점이다.

‘채식의날’ 시범 운영이 끝난 후에도 도내 상당수 학교에서 ‘잔반없는 날’,‘그린데이’ 등 형식은 다르지만 채식 위주 식단이 나오는 날을 운영한다. 그런데 여전히 채소를 먹지 않아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

전주 A초교 교사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학생이 자신이 먹을 만큼만 먹도록 했더니 채소를 먹질 않는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비빔밥이 나오면 채소는 전혀 넣지 않은 채 흰밥만 조금 먹고 간식만 챙겨간다.

영양 균형을 위해 도입하는 채식급식에서 도리어 영양 문제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자녀 성장기에 채식 식단으로는 영양 공급이 불충분하거나 간식·즉석식품 등으로 한 끼 때우게 될 것이란 게 일각의 걱정이다.

 

학교 급식실

“여건상 시기상조”

급식실의 업무 과중이나, 육류 대체 식재료로 인한 예산 부담 등도 채식 급식이 안고 있는 문제다.

도내 B영양사는 “모든 사람들이 채식 식단으로 바꾸지 않는 이상 일반 급식과 채식 식단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인데, 동일한 인원이 두 가지 식단을 구성·요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실 여건상 채식급식은 시기상조”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영양사는 “학생들이 육류가 없으면 밥을 먹지 않다 보니 콩고기 등 대체 식재료를 쓰는데 단가가 높아서 식단 짜기도 쉽지 않다”며 “채식 급식이 형식적이 아니라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채식 동기 유발 교육이 우선돼야 하고, 식재료비나 급식실 인력 교육·충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채식의 날 운영 학교에 예산 지원은 없지만, 학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교육과 메뉴 개발을 돕고 실효성 있는 제도가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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