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입문했던 전주에서 사실상 정치 마무리
화려했던 전성기에 노인폄하 논란으로 위기, 대선 패배 이후 하락세
전북이 배출한 ‘스타 정치인’의 퇴장, 자신이 마지막 정치활동 못 박아
“나는 어머니인 전주시민들의 사랑으로 집권여당 대통령 후보와 통일부 장관, 당 대표 등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전북이 낳은 ‘스타정치인’ 이자 전북출신 첫 집권여당 대선 후보였던 민생당 정동영 의원이 전주시민들의 선택에 의해 사실상 24년의 정치인생을 마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정 의원은 “당선 여부를 떠나 마지막 출마”라고 선언했기에 스스로 정계를 떠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당선인과의 리턴매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패배함에 따라 재기가 어렵게 됐다.
정 의원은 15대 총선때 정계에 입문, 17대 대선, 18대 총선, 두 번의 재보궐 선거에 이어 21대 총선까지 총 10번 출마해 4번 당선되고, 5번을 낙선했다.(한번은 비례대표 사퇴) 그는 전주에서 출마하면 모두 당선됐으나 대통령 선거나 서울에서 출마해서는 모두 패했다.
MBC뉴스 앵커로 주목받았던 정 의원은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 전주 덕진구로 출마해 당시 전국 최다 득표율 (89.91%)달성하며 국회에 입성했다. 초선시절부터 여의도를 주름잡던 정 의원은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또 다시 전국 최다 득표율(88.24%)을 기록하며 본격적인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는 민주당 정풍운동을 이끄는 개혁의 아이콘이자, 지역민들로부터는‘개나리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사랑받았다. 국민들에겐 수려한 외모와 언변을 통해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으며, 탄핵정국 당시엔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아 지지율을 급상승시키며 명실공히 진보진영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위기는 가장 화려했던 때에 찾아왔다. 일명‘노인폄하’발언이다. 그러나 정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31대 통일부 장관으로 낙점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6년 다시 열린우리당 의장을 맡으며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지휘했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007년에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치열한 경쟁끝에 이해찬과 손학규를 밀어내고 대선후보로 확정됐으나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승부에서 더블스코어 이상의 차이로 참패했다.
이후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를 전주 덕진구에서 서울 동작구 을로 옮겨 출마했으나 뉴타운 광풍 속에 정몽준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19대 총선때는 민주당의 요구에 따라 전주 출마를 포기하고 험지인 서울 강남을로 출마 낙선했다. 2009년 재보궐 선거때 전주에서 출마, 가까스로 정계에 컴백했으나 이미 그의 명성은 퇴색하기 시작했다. 정 의원은 고향 순창에서 칩거활동을 이어오다 2016년 안철수 대표가 만든 국민의당으로 합류하면서 20대 총선때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후보에게 신승했다. 그러나 그의 20대 국회활동은 ‘정동영’이라는 이름값과 기대치를 충족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동영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의 정치인생 중 가장 격렬한 네거티브 전략을 이어갔지만, ‘네거티브는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 수 없다’는 교훈을 남긴 채 21대 총선에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지내며 체급을 키워 온 김성주 당선인에게 참패를 당했다.
순창태생인 정동영 의원은 전북출신 정치인 중 가장 화려하고 파란만장한 일생을 보냈다. 전북을 지지기반으로 둔 정치인 중 유일하게 집권여당 대선 후보를 지냈던 정 의원이 자신의 텃밭에서 패배한 만큼 그 의미는 더욱 남다르다. 정 의원은 낙선 후 자신의 SNS를 통해“전주시민에게 진 빚을 다 갚지 못하고 멈추게 된 점 가슴아프고 송구스럽다”고 밝혔으나 명시적으로 정계은퇴의 뜻을 표명하지는 않는 등 향후 행보에 대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총선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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