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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토종기업을 살리자 (중) 무관심 속 사라져가는 도내 향토기업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인 전북의 토종기업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

유통과 제조, 금융업체들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잇따라 문을 닫거나 외지 공룡기업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있다.

과거 야구단을 운영하며 제조와 건설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쌍방울이 도산하면서 외지기업으로 인수 합병된데 이어 나머지 섬유와 의류, 신발제조업체들도 지난 90년대 이후 중국으로 대거 현지공장을 설립하거나 이전을 감행하는 등 여건만 된다면 언제든 전북을 등질 각오를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도내 유통 서비스 시장은 외지 업체에게 초토화되고 있다.

향토기업이던 전풍백화점과 전주백화점이 도산한 자리를 롯데백화점이 차지했고 20년 가까이 지역 백화점의 자존심을 유지하던 코아백화점과 서적 유통업을 주도하던 민중서관도 사라졌다.

서민들의 금융기관인 전일과 고려저축은행도 외지업체에게 넘어가거나 영업정지로 문을 닫았다.

건설업계의 사정은 더욱 나빠 몰락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성실적 5000억 원 이상의 1군업체가 전북에는 단 한곳도 없는 상태이며 과거 잘나가던 건설업체들도 모두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처리됐다.

지난 2007년 신일건설이 최종 부도처리된데 이어 지난 2009년 1군에 진입한 엘드도 부도를 내고 사라졌다.

대표적 토종기업인 제일건설도 워크아웃을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군 업체 가운데 미소드림이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로 성공신화를 이룩했던 동도건설이 지난 2007년 무너진데 이어 2대에 걸쳐 도내 주택건설시장을 주도해 왔던 광진건설의 부도로 도내 건설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도내에서 일정수준까지 사업체가 커지게 되면 주택건설업체들은 어김없이 수도권으로 본사를 옮기거나 주력사업장을 배치하고 전북에는 빈껍데기만 남겨 놓았다.

지난 90년대 이도건설이 주택사업에 성공하자 우림건설로 회사명을 바꾸고 경기도로 본사를 이전했고 우남도 그 뒤를 따랐다.

성원과 중앙, 신일 등 도내 대표적인 건설업체들도 주소지만 전북에 뒀을 뿐 주력사업장을 수도권으로 옮겨 본사에는 5~6명 내외의 직원만 상주해 있는 그야말로 무늬만 지역건설업체로 운영돼왔다. 엘드도 1군진입 직후 3개 자회사 가운데 2개사를 인천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는 도내 부동산시장의 침체도 원인이지만 외지 대형업체의 브랜드를 막연히 선호하는 도민들의 잘못된 의식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도내 지자체가 외지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는 반면 향토기업들은 잡아놓은 물고기 취급하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도 향토기업들의 탈 전북을 부추기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 지급과 인센티브를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기업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정작 수 십년간 도내에서 세금을 내고 지역일자리 창출에 이바지 했던 향토기업에 대한 지원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실제 향토기업의 경우 세제지원에서 일반기업과 동일한 적용을 받고 있는 반면, 투자유치 기업 등은 지방세 감면 혜택뿐 아니라 투자보조금 지원, 고용보조금 등을 받고 있다.

전주 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인근 광주지역만 해도 우수향토기업을 선정, 자금과 기술, 마케팅을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수도권과 부산도 향토기업의 사기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지원책을 실시하고 있는 반면 도내의 경우 외지투자기업에만 치중하면서 수십년간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해왔던 향토기업에 대한 지원을 소홀히 하고 있다”며 “향토기업에 대한 현실적이고 획기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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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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