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패집록> 전주사람 채경묵 편찬, 필사본
전주지역 총 108개의 상량문·기문류 68편 시 실려
조선말 전주 풍경 생생히 보여주는 자료
전라감영 선화당 주련문(柱聯文)의 내용이 담긴 <풍패집록> 을 전주역사박물관이 확보했다. 풍패집록>
전주역사박물관은 지금까지 찾아지지 않은 전주지역의 기록물 <풍패집록> 을 발굴했다고 29일 밝혔다. <풍패집록> 은 전주지역의 관아, 성문, 학교, 군진, 누정 등의 상량문ㆍ중수기ㆍ시문 등을 비롯해 사가(私家)의 재실과 정려기 등을 일일이 필사하여 엮은 책이다. 풍패집록> 풍패집록>
이 책은 조선말 전주사람 채경묵이 편찬한 필사본으로, 1책이며 유일본이다.
편찬시기는 조선말 1890년께로 추정된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을 보면 늦게는 간재 전우선생이 1891년에 지은 <발김효자행실> 이 실려 있다. 전라감사 서호수가 찬한 <희현당중수기> 말미에는 ‘개국 505년 병신(1896)에 훼철되었다’고 세필로 표기해 놓았다. 이 세주는 추기한 것으로 보인다. 희현당중수기> 발김효자행실>
책에는 전주지역 총 108개의 상량문ㆍ기문류와 69편의 시가 실려 있다. 이 중에 상량문·기문류 84개, 시 63편 정도가 <완산지> 에 실려 있지 않은 내용들로 그 가치가 더욱 중요하다. 이 책은 조선말 전주의 풍경을 일상 속에서 저 깊은 곳까지 속속들이 생생하게 보여주는 1차적 기록물로 전주의 역사문화를 풍부하게 해주고 이를 복원해 가는데 획기적인 자료다. 완산지>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관아건물들의 상량문, 기문, 시 등이다. 전라감영 선화당과 작청의 주련문을 비롯해 관풍각, 연신당, 재가청 등에 걸려 있던 편액들이 필사되어 있다. 전라감영 선화당을 복원하고 주련문을 붙이지 못했는데 이제 이 문제도 해결될 수 있게 됐다.
전주 동헌에 걸려 있던 많은 편액들도 책에 필사돼 있다. 동헌의 편액들은 통치행정을 담고 있는 것들로 조선시대 전주지역의 지방통치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동헌에는 아전들의 세금포탈을 금하는 일, 환곡, 향임 택임을 비롯해 지방통치에 필요한 자료 등이 담긴 편액이 이 책에 담겼다.
관방시설인 남고산성, 위봉산성, 만마관 등의 기문들도 필사되어 있다. 공북루, 진남루, 승금정, 비비정, 한벽당 등 전주지역 누정과 다가정, 천양정, 읍양정, 군자정 등의 활터의 기문과 시 등이 필사되어 있다. 향교와 희현당, 양사고 등의 교육 관련 건물, 풍남문, 패서문 등 전주성의 문루에 대해서도 알려진 기록물과 다른 기문들이 필사되어 있다.
채경묵은 평강채씨로 전주에 세거한 가문의 후예다. 그는 조선말 전주지역의 이런 기문들을 일일이 답사하고 모아서, 필사했다.
채경묵은 이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명사들조차 자신들이 사는 지역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풍패집록> 의 가치가 확인됨에 따라 전주역사박물관은 이 책을 매입해 소장하고 있다. 풍패집록>
박물관은 <풍패집록> 의 영인본 출판에 들어갔으며, 1월 중순경에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출간될 방침이다. 풍패집록>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전주에 대한 새로운 자료를 발굴해 출간하는 것으로 박물관 일을 마무리하게 되어 뜻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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