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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슬럼가, 노후 영구임대단지] (하) 과제- 세대 합거, 주민 전수조사·관리 필요

비좁은 8평 주거 “2세대 합거로 충분한 공간 확보해야”
빈집 활용 유휴공간 생성, 전담 사회복지팀 신설도 필수

전주시 평화동 영구임대아파트의 저장강박증이 있는 한 세대에 발 디딜 틈 없이 각종 물건들이 쌓여 있다. /오세림 기자
전주시 평화동 영구임대아파트의 저장강박증이 있는 한 세대에 발 디딜 틈 없이 각종 물건들이 쌓여 있다. /오세림 기자

30년 된 전주 평화동 일대 영구임대단지가 슬럼가 오명을 받는 것과 관련, 입주민들의 주거환경 및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게 시급한 과제다.

아파트단지 시설과 일대 환경이 노후해 동네 전체의 입주수요가 많지 않다. 또 영구입주대상자들인 취약계층 대부분이 복지·보건관리가 필요한 사회적약자들인데 사실상 단지에 방치되면서 사회문제를 야기, 해당 일대가 우범지대 또는 낙후지역로 변해가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우선 1650세대 영구임대 아파트 중 7.8평(1470세대), 9.4평(90세대) 등 비좁은 집이 세대합거로 충분한 공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크다. 초소형 평수에 대한 개선은 전국적인 요구로,시대·인구·주거물량 변화 등에 따라 주거의 양적공급보다 질적공급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임대주택 역시 오늘날 주거수요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으로 아파트 공실에 조성하는 포켓공원, 커뮤니티 공간 등도 주민들의 요구가 크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평면과 면적으로 평화동 영구임대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 공실 세대가 상당하다. 수년간 150~160세대를 웃돌아 올해 예외적으로 일반인의 전세입주까지 받고 있다.

주택관리공단 평화1단지 관리소 관계자는 “영구임대주택단지 내 사회적 약자와 일반인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청년, 신혼부부 등 일반인 전세 40여 세대를 받았지만, 근본적으로 주거환경이 (요즘 아파트 환경에) 맞지 않아 인기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단지 내 대지면적상 아파트 주변에는 주민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기가 어려운 상태여서 빈집에 실내정원, 주민 심리치료 공간 등을 조성하면 입주민들의 정서적 안정과 환경 개선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입주민들에 대한 현황 파악·전담 관리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관리소 직원이나 동네 주민들은 과격한 행동을 일삼는 일부 입주민들로 인해 정신적 피로에 시달렸다. 술에 취해 관리소를 찾아와 행패를 부리거나, 단지 내 기물파손·상습민원 등은 일상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입주 어르신이 단지 옆 노상 시장에서 칼부림 난동을 벌이는 등 경찰이 출동하는 사건도 왕왕 벌어져 흉흉한 동네로 낙인찍혔다. 인근 상가 주인들은 “기초생활수급비가 매달 20일에 들어오면 15일부터 외상이 되는 동네”라며 “돈이 들어오면 월세, 치료비보다는 술값, 외상비로 나가기 바쁘다”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택관리공단 파견이나 전주시 동장, 동네 통장들도 해당지역이 기피대상 1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단지 내 치료·돌봄이 필요한 인원의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행정제도상 관리도 미비해 문제를 키우고 있다. 입주자들의 전입신고 시 서류상 정신질환과 같은 치료기록은 첨부하지 않아 현재 단지 내에 알코올중독, 저장강박증, 폭력장애 등을 가진 인원 수와 치료 누락 여부 등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알코올중독센터에서 1명이 파견돼 관리하지만 역부족이다.이에 추후 안전사고 예방과 입주민들의 건강, 나아가 동네 삶의 질 개선을 위해 전주시가 전담 관리팀 또는 센터를 꾸려 입주민들의 정확한 정신질환·심리상태 전수조사와 현황 파악, 전담 관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북본부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2세대를 합거하는 그린리모델링 시범사업 추진하는 가운데 전주지역도 올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전세대 LED등 교체, 저장강박증 세대 청소 등의 환경개선을 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국토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저소득층 주거안정을 위해 영구임대단지 환경개선을 꾸준히 국토부와 논의하고 있다. 주민 삶의 질 관리는 사회복지사 4명을 파견하고, 동네주민들로 구성된 관리단을 꾸려 집중 관리할 예정”이라고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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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kbh76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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