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16:3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일반기사

[이승우의 미술 이야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색채 ③

색상환
색상환

보색잔상을 느끼게 할 때 흔히 빨강의 점을 보게 한 다음 다른 곳을 바라보게 한다. 이때 좀 전에 본 빨간 점의 형태와 같은 녹색이 보이면 정상이거니와 녹색이 보이지 않을 때를 적록색맹이라 한다. 색맹은 색상을 정상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색각 이상이다. 의사들이 분만실이나 수술실에 들어갈 때 평소와 달리 녹색의 가운을 입는 것도 보색잔상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붉은 피가 여기저기에 있는데 보색잔상에 의한 잠깐의 허상이라도 보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육점을 백정이나 하는 짓이라며 천하게 여길 때, 누구나 꺼리는 일이라서 ‘정육점 1년이면 집이 한 채’라는 말이 있었다. 이 시기에 정육점을 개업했는데 장사가 아주 잘돼 많은 돈을 벌었던 한 남자에 대한 보고이다.

돈이 많아지다 보니 좀 더 쾌적한 공간에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대접 받기를 원하며 큰 건물을 짓고 1층에 다시 정육점을 개업했다. 처음에 얼마나 동안은 단골손님들이 드나들더니 손님이 적어지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파리와 놀게 되어 몹시 초조했다. 더 큰 장소, 더 쾌적한 공간이 되었음에도 사람들은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떤 외지 사람이 고기를 사러 왔다가 의아한 표정으로 주인에게 ‘장사가 돼요?’라며 장사가 안되는 이유를 아는 것처럼 말하지 않는가. 그래서 옷소매를 부여잡고 물으니 원인은 실내 공간의 색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삼 다시 주위를 둘러보니 흔히 말하는 베이지색, 아늑한 공간으로 느껴지기 위해 노랑 계열의 색채를 한 것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사람들이 놀러 오는 것이 아니고 고기를 사러 올 때, 먼저 노랑 계열의 색을 무심코 감지한 다음 고기를 보니 노랑의 보색인 보라색이 고기가 썩어 보이게 하는데 어떻게 고기를 팔 수 있느냐는 것이다.

색채에 무심하면 사업에도 지장이 있음을 말하는 보고서이다. 대개의 정육점은 채도 대비를 생각하여 흰 판에 붉은 불빛으로 고기가 더욱 신선하게 보이게 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