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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앞둔 이춘석 사무총장 “국회는 대한민국의 축소판, 국민중심의 공간으로 거듭나야”

지난 1월 임명된 다음 달 취임100맞아 전북일보와 인터뷰
경선 고배 마신 후 자기성찰의 시간 정치의 본질과 전북발전에 대한 고민
겸손과 객관화 강조, 국회공직자들에겐 국민의 시선에서 일할 것 당부
전북도민에게는 “시대변화 멀리 내다보고 새로운 길 모색하자” 희망의 길 강조

지난 1월 국회사무처 수장으로 발탁된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이 내달 취임 100일을 앞두고 가진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아성찰(自我省察)’의 시간을 가졌다”고 속내를 비췄다.

30일 국회사무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실제로 현역의원 시절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화 내내 겸손함과 객관화를 강조했고, 자신 스스로도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후 국회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국회와 정치권을 욕하는 국민들의 심정’을 더욱 잘 알게 됐다고 한다. 이 총장은 특히 국회라는 공간은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면서 “국회가 진정한 민의의 전당이 되려면 권위를 더욱 내려놓고 국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서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이 다음 달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전북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무총장실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이 다음 달 취임 100일을 앞두고, 전북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국회사무총장실

- 취임 100일을 맞으시는데 그동안의 소회가 어떠신지.

“정치 입문 전 고향 익산에서 변호사로 활동했고, 원광대학교에서 겸임교수를 맡아 행정법 강의도 10년 가까이 했었지요. 비교적 젊은 나이에 익산시민들께서 저를 선택해주신 덕분에 지난 12년 간 현실정치에 몸을 담아왔습니다. 제 인생에서 임명직 공직자는 처음인 셈인데요. 일단 국회사무총장은 ‘행정가’로서 자신의 미션이 명확한 것이 개인적으로 가장 달라진 점이었어요. 국회의원은 탄력적인 시간운영이 가능하지만 정해진 시간에 출퇴근을 하고 국회 내부 직원들을 살펴 조직을 운영하는 일도 정치할 때 경험하지 못한 것들이었어요. 지금은 ‘국회’라는 공간의 의미를 다시 돌아보고 국회가 국민과 더 가까워질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 ‘이춘석’이 그리는 국회는 어떤 공간입니까.

“국회는 국민들께서 방문하기 어려운 곳인데 코로나19로 더욱 국민들의 방문이 어려워졌어요. 출입증 발급받으면서도 절차도 복잡하죠. 이러한 것들은 국회사무처 내부에서 보았을 때 무척 ‘당연한 일’이지만 국회는 어느 누구든 들어와서 자기가 의견을 낼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한마디로 국회가 국민에게 편한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국회가 권위적이어서는 안 될 것 같고, 코로나19가 끝난다면 시민들이 와서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져야한다고 봅니다. 문화행사도 정치를 넘어 국민들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해야지요. 저는 코로나19가 종식됐을 때 국회가 국민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총장 취임 전 공백기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정치를 시작하기 전 무변촌(無辯村)인 고향에서 변호사 활동을 했던 것처럼 익산에 머무르며 지냈어요. 국회의원 자리를 내려놓고 보니까 정치와 저 자신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008년 46세 때 처음 국회의원이 됐어요, 그 후 내리 3선이었고 집권당 초대사무총장,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 등 많은 경험을 했어요. 현역일 당시에는 내가 생각하는 ‘정치’가 옳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지난 세월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현역일 때는 정치인 욕이 나와도 내 문제로 인식되지 않았던 것들이 이제는 뭐가 잘못됐는지 인식하게 됐다고 할까요. 바둑이나 장기도 훈수를 두는 입장에서 보면 판세가 잘 보인다고 하잖아요?(웃음) 이제(정치권에서)좀 떨어져 보니까 왜 사람들이 정치인을 욕하게 됐는지 알겠더라고요, 우리 전북같이 낙후된 지역에선 더 정치인들에게 기대하는 바도 많고 더 무거운 자리였다고 생각해요.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던 게 큰 아픔이었지만 지금은 큰 경험이 돼 시야가 더욱 넓어진 것 같습니다.”

 

- 지난 12년의 의정 생활을 평가하신다면

“지난 12년간 간절한 마음으로 의정활동에 임했었죠. 그런 가운데 합리성을 잃지 않으려고 했어요.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도 확실한 편이었고. 그런데 선배정치인들이나 언론인들 등 주변에서 저보고 ‘어깨에 힘이 너무 들어갔다’고 조언하는 거예요. 그래서 ‘어? 나는 아닌데’라고 속으로 생각했어요. 자신감은 있었지만 스스로 겸손함은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당시엔 (권위를 내려놓고자)의도적으로 힘을 빼보려고도 했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남을 이해하고 겸손해지면 자연적으로 힘이 빠지게 되는 것이었어요.”

 

-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모했는데 다지는 각오는

“국회의원은 정치인이고 사무총장직은 행정가죠. 정치인은 보통 그 사람의 발언, 말로서 많은 평가를 받아요. 행정가는 무슨 성과를 실제로 내느냐에 따라 평가 받게 됩니다. 국회는 대한민국의 축소해놓은 공간입니다. 전국의 현안 국내 모든 이슈가 모여 국민들의 삶을 바꿔나가는 힘이 있는 곳이지요. 그래서 제가 사무총장으로 일하는 동안 국회를 조금이라도 국민들을 위해 바꿀 수 있다고 하면 대한민국을 바꾼 것에 일조한 것이라고 생각으로 이 공간을 ‘국회중심’과 ‘사무처중심’이 아닌 ‘국민중심’의 공간으로 만들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고, 국민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도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국회의원 생활 12년을 더해 지금까지 한번 도 잊은 적 없는 사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 고향 전북은 왜 이렇게 못살까’라는 저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이에요. 저는 정치활동을 하면서 끊임없이 해답을 찾으려고 했고 10년이 지나 가까스로 해답이 보였습니다. 이제까지 우리는 전북이 못사는 이유를 다른 데에 돌렸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저와 같은)정치인의 책임이 컸고, 우리안의 타성도 극복해나가야 할 문제였습니다. 실질적으로 국회에서 예산을 다루는 직책만 3번을 맡았는데 그 때 깨달은 게 돈에 눈이 달렸다는 거예요. 예산은 꼭 가는 길로만 가더라는 겁니다. 그 길은 바로 산업이고 국내에선 대기업 업종들이었죠. 예를 들어 반도체, 조선, 자동차 하면 딱 좁혀지는 지역들이 있었어요. 이제는 우리 전북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 남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합니다. 전북은 10~20년 미래를 내다보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하고, 도민들이 뭉쳐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전북도민의 지지와 애정을 받아 일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춘석 사무총장은

1963년 이리시(현 익산시)황등면 죽촌리에서 태어난 이춘석 국회사무총장은 남성고등학교와 한양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30회)에 합격했다. 그는 이후 ‘무변촌’ 익산에서 사무소를 열고 변호사로 활동하며 취약계층 변론과 교육에 집중해왔다.

이 총장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익산 갑으로 출마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지냈다. 초선시절엔 당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 낙마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6~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 당시에는 탄핵실무추진준비단을 결성하고 야당 탄핵소추위원으로 나서 탄핵의 법적근거를 이끌어냈다.

현역의원 시절 민주당에서 사무총장과 인권위원장, 원내수석부대표, 대변인 등을 지냈고, 상임위에서는 법사위 간사와 기획재정위원장 등을 맡았다. 국회사무총장은 국회의장의 감독을 받아 국회 사무를 총괄하는 장관급 직책으로 이 총장은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국회운영과 조율에 능한 적임자라고 평가받고 지난 1월 임명됐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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