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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송학동 망기마을 21년째 아파트 공사, 주민 피해 ‘심각’

인접 주민, 가옥 균열·침수·소음·진동·분진·가축 폐사·농작물 등 피해 호소
2000년 공사 시작 후 시공업체 7차례 교체되며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민원만 반복

익산시 송학동 망기마을 아파트 공사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김영자 씨 가옥.
익산시 송학동 망기마을 아파트 공사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김영자 씨 가옥.

“아파트를 짓는다고 공사를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소음, 분진, 진동으로 인한 피해는 기본이고 살고 있는 집은 금가고 내려앉고 비만 오면 침수되기 일쑤였습니다. 피해 호소도 전부 허사였습니다. 공사업체가 바뀔 때마다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되돌아온 건 당시를 모면하기 위한 구두 약속 뿐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1일 오전 익산시 송학동 망기마을 아파트 공사 현장 바로 옆 한 가옥.

이곳에 살고 있는 김영자 씨(76)는 20년 넘게 시공과 중단을 반복해 하고 있는 아파트 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울분을 토해냈다.

공사 현장과 인접해 있는 김씨의 집은 곳곳에 쩍쩍 금이 가고, 지반이 뒤틀리면서 일부가 내려앉아 있었다. 외벽 금이 간 곳에는 크랙(균열)진행측정기가 부착돼 있었다.

방문은 온전히 닫히지 않아 틈이 생겼고 창고도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억지로 잠금장치를 한 후 더 이상 열지도 닫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비가 많이 오면 웅덩이가 돼 버리는 집, 물이 새서 곰팡이 천지가 됐던 작은 방, 분진과 햇볕·바람길 제한으로 인해 망쳐버린 텃밭 농작물, 아무 이유 없이 집단 폐사한 가축(개, 닭) 등이 그동안 김씨가 입은 피해다.

김씨는 그렇게 막심한 피해를 감수하며 언제 주저앉을지 모르는 집에서 하루하루를 전전긍긍하며 살고 있었다.

김씨의 집 바로 옆에서 아파트 공사가 시작된 건 지난 2000년 11월.

그간 사업주체의 부도 등으로 인해 시공사가 7차례나 바뀌었고, 공사는 진행과 중단을 반복하면서 21년째 계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살아온 김씨는 “건설업체가 바뀔 때마다 업체와 익산시에 민원을 넣고 피해 보상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그럴 때마다 되돌아 온 것은 구두 약속 뿐이었고 업체가 바뀌어 흐지부지되는 일이 반복됐다. 계속 속기만 했다”면서 “건설업체는 이야기를 들어주려 하지 않고 익산시는 방법이 없다고만 하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힘없는 소시민들은 도대체 어디에 하소연해야 하냐”고 토로했다.

김씨의 사위는 “지금까지 장모님이 겪어온 피해는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면서 “피해 보상도 보상이지만, 그간의 고통과 피해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고 해소돼 안심하고 사실 수 있도록 건설업체와 익산시 행정이 장모님의 얘기를 성심껏 들어주고 위로해 주는 모습이라도 보여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에 대해 현재 시공사 관계자는 “공매를 통해 사업권을 따냈고 지난해 7월부터 공사를 하고 있다”면서 “이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저희 시공사에서 보상에 나설 수는 없고, 다만 현재 공사과정에서 배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고 도의적 차원에서 도배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이미 부도가 나서 사라져버린 기존 시공업체 측에 책임을 묻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 시공사와 더 이상 주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민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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