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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들며 버티는 수밖에”…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사 위기

일부 생산라인 가동 멈추거나 폐업 고려까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협력업체가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5일 완주 산단의 한 현대차 협력업체 출고장에는 생산 제품들로 가득 차 있어야지만 텅 비어 있다. /오세림 기자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생산량을 줄이면서 협력업체가 경영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15일 완주 산단의 한 현대차 협력업체 출고장에는 생산 제품들로 가득 차 있어야지만 텅 비어 있다. /오세림 기자

“물량이 없는데 방법이 있겠습니까. 회사가 멍들고 있지만 버티는 수밖에 없죠”

15일 오전 완주 산단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협력사인 A업체. 공장 내부에 들어서니 기계 소리보다 적막감만 맴돌았다. 일부 설비라인은 가동하지 않은 채 멈춰 있고 재고 적재장은 절반 넘게 비어 있다. 일거리가 적다 보니 휴식을 취하거나 외주품 재고를 정리하고 있는 직원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생산에 투입된 직원들도 있지만 당장 내일 물량도 알 수 없어 이들의 표정은 어둡기만 하다. 평소 한 해 1만 4000대를 생산했던 이 업체는 지난해 생산량이 9000대로 줄었다. 업체 관계자는 “이번 1/4분기는 1300대를 생산했는데 상황이 좋지 않아 올해 생산량은 5000대 이하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

다른 협력사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익산의 B업체는 생산이 불안정해 가동률이 70% 이상 줄었다. 업종 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2차 협력사는 설비라인이 상용차 생산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결심하고 타 업종으로 전환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정상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라며 “은행 대출로 경영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 상황이 장기화되면 폐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1차 협력사는 29곳이다. 2차 이하 협력사까지 합하면 170여 곳에 달한다. 직원들 대부분이 도내 거주하고 있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상용차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도는 협력사가 몰려 있는 완주·익산·김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정부의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받아 상용차 클러스터 중심의 주력산업 위기 등을 극복하는 것이다. 또 올해 상용차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국·도비 등 1034억 원을 투입해 12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금속노조 전북지부 관계자는 “아무리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하더라도 무의미하다”면서 “가장 중요한 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생산량 회복이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친환경 상용차 중심 생산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관계자는 “생산량이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친환경 상용차를 생산하는 중장기적 계획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수소·전기버스 등 4개 차종이 양산에 들어갔고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11개 차종을 신규 투입해 생산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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