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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로에 밀실까지’…완주 유흥주점 단속 현장

경찰, 밤 10시 이후 영업 완주 혁신도시 주점 급습…50여명 검거
손님 가장 잠입…경찰관기동대 투입, 도주로·출입구 동시 진입

지난 9일 전북경찰청 생활질서계 직원들이 밤 10시 이후 배짱영업을 하는 완주 혁신도시 한 유흥주점을 급습했다. /사진제공=전북경찰청
지난 9일 전북경찰청 생활질서계 직원들이 밤 10시 이후 배짱영업을 하는 완주 혁신도시 한 유흥주점을 급습했다. /사진제공=전북경찰청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미성년자를 고용해 늦은 밤까지 배짱영업을 하는 곳이 있습니다.”

전북경찰청 생활질서계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첩보가 입수됐다. 완주 혁신도시에서 유흥주점을 중심으로 미성년자 고용은 물론이고 늦은 밤까지 술판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였다.

경찰은 즉시 단속반을 편성했다. 전북청 생질계 직원을 중심으로 전주완산·덕진경찰서, 전북도 등 4개조로 편성해 혁신도시 일대와 전주 덕진구 우아동, 완산구 중화산동 일대에 대한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핵심은 첩보가 내려진 완주 혁신도시 일대였다. 지난 9일 본격적인 단속을 나선 경찰은 긴장된 상황 속에서도 치밀한 작전을 이어갔다.

당일 오전 11시 해당 업소에 예약전화를 걸었다. “한 명인데 예약하겠습니다.”

철저한 예약제와 010으로 표시 된 본인 휴대전화가 찍혀야만 그 곳을 들어갈 수 있었다. 단속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잠입에 들어간 직원은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에 모여 도우미를 불러 술판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유흥주점에 들어가기 위한 입구는 건물 동서남북 모든 곳에 존재했다. 승강기와 계단 등 입구만 총 6곳에 달했다. 여기에 단속이 이뤄질 경우를 대비한 도주로와 밀실대피로까지 파악했다. 유흥주점에 들어가자 20여개의 방이 있었고, 직원들은 혹시 모를 단속에 대비해 CCTV를 설치해 모니터를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잠입한 직원에게서 연락을 받은 이한재 전북청 생활질서계장은 즉시 뿔뿔이 흩어져있던 직원들을 불러모았다. 정보원으로부터 도주로가 있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고 기동대 2개 팀도 단속에 투입시켰다. 이 계장은 설계도면을 펼치며 “도주로를 차단하고 모든 출입로를 동시에 진입하라”고 지시했다. 총 7~8곳의 입구에 동시 다발적으로 해당 업소를 급습했다. 도망칠 틈도 없었다. 단속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직원의 휴대전화는 예약을 하려는 이들의 전화로 쉴 틈 없이 울렸다고 한다.

단속 결과 해당 업소에는 전북은 물론 타 지역 도우미 등 24명이 고용돼 일하고 있었고, 20여명의 도민이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 있던 손님들 또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수칙을 어겼으며 방문기록 QR 코드도 제대로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손님과 직원은 감염병예방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이 내려졌다.

이 계장은 “단속 결과 미성년자를 고용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해당 업소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을 비웃는 영업을 이어왔다”며 “미성년자 고용이나 성매매가 이뤄졌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염병 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행위가 과태료로만 끝이나 단속된 업소들도 배짱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라도 형사처분이 가능하도록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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