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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찮고 쓸모없는 것은 없다

구자갑 인스코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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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모든 제품이 재사용될 수 있도록 장려하며 폐기물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춘 운동이다. 매립지나 소각장, 바다에 쓰레기를 보내지 않는 것이 목표지만 현실은 플라스틱의 9%만이 재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생산과 유통 시스템 자체를 재구축하는 한편 폐기물을 잘 제거하고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도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A기업은 대량 배양한 미생물로 시설 한 곳에서 하루 10톤 규모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한다. 미생물이 유기성폐기물을 24시간 내에 95% 이상 먹어 치워 오폐수나 잔여물도 거의 남기지 않는다. B 기업은 아예 여러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음식물류폐기물과 가축분뇨 자원화시설을 설계, 시공하고 운영까지 맡는 등 3박자를 연계하여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미생물을 활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공기를 투입하여 처리하는 호기성 방식과 공기를 차단하여 처리하는 혐기성 방식이 혼용된다.

줄지렁이는 화장실에 남겨진 사람의 배설물을 소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지렁이가 사람의 배설물을 소화시킨 후 내놓는 분비물은 농작물 경작 등에 퇴비로 사용된다. 화학비료보다 질이 좋다는 평을 받고 있다. 지렁이들이 배설물을 먹게 되면서 화장실은 깨끗함을 유지하고 사용수명도 길어진다. 축산분뇨와 음식폐기물에서 나오는 폐수를 활용해 생산하는 바이오가스 분야도 시장성이 커서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농가의 분뇨 처리와 축산악취 해소에도 기여한다.

호주 기업 Goterra는 파리 애벌레를 이용해 음식물 쓰레기를 동물사료와 비료로 바꾸는 기술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기계에 넣어 잘게 부순 음식물 쓰레기는 열처리 가공을 거쳐 애벌레가 있는 곳으로 이동된다. 애벌레가 그것을 먹고 싼 배설물은 품질 좋은 토양비료가 되고 애벌레 자체는 가루가 되어 고단백의 동물사료로 이용된다. 양돈장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먹이로 파리 애벌레를 키워 양식 물고기 사료인 어분의 대체재를 만들기도 한다.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98%까지 줄이면서 음식물 쓰레기로 좋은 품질의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환경파괴를 막는 등 꿩 먹고 알 먹기다.

우리나라의 폐기물 처리량은 하루 평균 43만톤이고 연평균 3%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쇼핑과 음식배달 문화 확산에 따라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규제, 님비현상, 높은 진입비용 등으로 폐기물처리 사업에 새로 진입하기가 만만치 않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난 5년간 매립단가와 소각단가는 연평균 각각 15%와 9% 상승했다. 폐기물처리 산업은 단가와 폐기량이 동시에 증가하는 성장시장이다.

자본시장에서도 폐기물처리 업체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경기부침의 영향이 작다는 평가를 받던 상황에서 나아가 ESG 투자처로 인식되며 몸값이 치솟고 있다. 신사업 확보를 위해 뛰어든 건설사들은 물론 사모펀드와 투자은행 업계에서도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자금을 아끼지 않는다. 보유중인 기업과 유사하거나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을 연달아 인수해서 규모를 키우는 볼트온(Bolt-on) 전략이 동원된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가격 경쟁력 등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하찮고 쓸모없는 것은 없다. 밝은 눈,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안에 감춰진 가치를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는 세상이다. /구자갑 인스코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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