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제대로 된 후보조차 내지 않아 외면 받던 보수야당 틀 깰지 관심
광주 등 호남 외연확장 예고, 전북 호남2중대 인식 여전할 경우 반쪽혁신
이 대표 비례대표 호남할당제엔 반대 입장
조수진 수석최고 전북부터 지지율 확장 공약 역할도 주목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본격적인 호남 끌어안기 행보에 돌입하면서 전북지역에 제대로 된 후보조차 내지 않던 보수야당의 한계를 극복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수정당 대표로는 이 대표가 이례적으로 취임 첫날인 14일 광주를 찾아 “가까운 시일에 호남의 미래세대와 지역의 발전, 경제활성화, 일자리 문제 등을 논의하는 시점이 있을 것“이라며 호남동행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이 대표는 조만간 전북을 찾아 전북경제와 청년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보수정당 차원에서 달라진 모습을 피력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영남출신이 주류였던 국민의힘이 최근 호남동행을 강조하면서 다음 지방선거에선 전북에서도 자격을 갖춘 지자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 후보가 배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이 대표가 겉으로만 호남공생을 외치며 광주전남지역만 찾는 쇼윈도 정치를 보여줄 경우 전북도민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도 적지 않다.
이 대표가 호남을 벗어난 전북민심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정운천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과 조수신 수석최고위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 위원장은 지역 구도를 깨지 위해 험지인 전북에서 도지사와 국회의원 출마를 거듭 20대 국회에서 승리한 경험이 있는 만큼 호남민심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
조 수석최고위원은 전북출신으로서는 최초로 최고위원 득표율 1위에 오른 만큼 지역주의를 깨고, 호남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는 외연확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민의힘의 지역구도 타파 시도는 민주당보다도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민주당의 경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지역구도를 깼고, 이후 많은 민주당의 인재들이 PK지역에서 출마해 당선됐다. 보수텃밭으로 불리는 TK에선 김부겸 국무총리가 꾸준히 출마해 당선된 경력이 있다.
반면 보수정당에선 정운천 의원이나 이정현 전 의원을 제외하면 형식상 후보를 내는 데 불과했고, 나중에는 아예 후보조차 내지 않아 전북 지선에서 본선 경쟁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비례대표에 호남 출신 몫을 두는 ‘호남 할당제’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대신 열악한 지역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보들을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로 구제하는 석패율제 도입을 주장했다. 호남할당제는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순위 20위 이내에 호남 지역 인사를 4분의 1로 채우자는 규정이다.
이 대표는 6·11 전당대회를 앞두고 광주에서 열린 첫 합동연설회에서 “누군가의 권력에 기대어 받는 비례대표 할당보다는 지역에서 당원들과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 얻어낸 득표율 속에서 우리의 서진정책이 의미가 있다”면서“이러한 진정성이 응어리진 호남과 제주의 민심을 녹여낼 것”이라면서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전북을 비롯한 호남에서 보수정당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 이상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호남에서는 보수정당 인사 간 경쟁이라는 가정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때문이다. 전북 등 호남지역에서 정치하려는 사람은 무조건 민주당 공천을 받기위한 활동에 집중하며, 이것이 여의치 않거나 공천에서 탈락한 정치인은 차라리 무소속을 택하는 게 현실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는 30대라는 젊은 나이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에 더해 10년 이상의 풍부한 정치경험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현실감각도 뛰어난 인물”이라면서“전북 등 호남지역민과의 소통과 토론을 통해 서진정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것으로 보이며, 호남민심과 관련해선 정운천·조수진 의원에게도 많은 조언을 구할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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