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꿈을 가지고, 꿈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죠”
국내 6명만 입성한 극지 마라톤 명예의 전당 올라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사람이 되라, 너는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새겨듣고 살아가는 환경을 탓하거나 스스로 한계선을 긋지 않고 살고 있죠.”
35살이라는 조금 늦은 나이에 소방관 교육을 마친 뒤 현재 남원소방서 근무 중인 최규영(37) 구조대원의 말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100명이 채 안 되고 국내에서 그를 포함해 총 6명만 입성해 있는 극지 마라톤 명예의 전당에 속한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극지 마라톤은 식량, 취침 장비, 의복을 짊어지고 6박 7일 동안 각 나라의 사막이나 극지 250km를 달리는 경기다.
칠제 아타카마사막, 중국 고비사막, 이집트 사하라사막 등 4대 극지 마라톤 대회를 1년 안에 모두 완주해야만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참가비뿐만 아니라 항공료, 장비 구입 등 수백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최규영 대원은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가서 수 개월간 브로콜리 농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자금을 마련했다.
마라톤 경기 도중 ‘내가 여기를 왜 왔지’라는 말이 하루에 300번씩이나 입 밖으로 내뱉을 정도로 힘들었지만 할 수 있다는 끈기와 열정으로 이겨냈다고 한다.
지난 2018년 10월 최규영 대원은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던 군대 동기로부터 소방관 제의를 받았을 때 한 달가량을 고민했다.
조직에 속한다는 결정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 소방관이 되기 위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소방서에 배치받은 지 불과 한 달째 만에 총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남원 사매 2터널 대형참사는 지금까지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고 있다.
공포감을 느끼는 동시에 소사한 채 발견된 운전자의 표정을 지금까지도 잊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최 대원은 소방관 입사 이후의 일들을 글로 작성 중이다. 작은 글들이 모여 누군가한테 도움이 되고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타인에게 힘과 영감, 의미를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마지막으로 최규원 대원은 “무엇이든지 꿈을 품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며 “남들보다 공부를 못했고 가진 것도 없었지만 하고자 하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을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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