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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발 ‘대출 절벽’ 실수요자 냉가슴

“아파트 구입을 위해서 지금 당장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오늘이라도 신청하면 받을 수 있나요?”

24일 점심 전주시 금암동의 한 시중은행 영업점.

이날 예금 창구에 비해 대출 창구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 직원과 대출 상담을 받는 직장인들이 눈에 띄었다.

영업점에서 만난 오성택 씨(38)는 번호표를 뽑고서 대출 문의를 기다리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오씨는 “부동산 담보 대출이 중단된다는데 기존 대출 기간 연장은 가능한지 문의하러 왔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이날부터 11월 30일까지 부동산 담보대출(주책 및 기타 부동산 등), NH전세대출 상품을 중단하고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낮추기로 했다.

가계 부동산 담보대출은 신규 중단됐으나 한시적인 조치이며 기존 대출 기한 연기는 가능하다는 게 NH농협은행의 설명이다.

NH농협은행에서 신규 대출 가능한 상품은 개별 신용 대출, 보금자리론, 주택기금 대출, 잔금·중도금·이주비 대출, 개인사업자 및 법인 대출, 정책자금 대출이 있다.

해마다 은행들은 연중 가계대출 관리계획을 수립해 연초 금융담국에 제출하고 이를 기준으로 자체 관리 중이다.

금융당국은 농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취급중단 조치가 가계대출 취급여력이 충분한 다른 은행들까지 확산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그럼에도 최근 은행권은 마이너스 통장 등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의 2배에서 연봉 수준 이내로 축소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에서는 전세자금 대출 3분기 한도를 채워 오는 9월말까지 신규 대출 취급을 제한하고 있다.

/그래픽 = 연합뉴스
/그래픽 =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현재 8%대인 가계부채 증가율을 2022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4%대 복원을 목표로 제시함에 따라 은행의 대출 옥죄기는 가중될 전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은행 창구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와 관련한 대출 상담 문의가 크게 늘어난 분위기다.

30대 회사원 김모씨는 “얼마전 결혼한 신혼부부라서 주택 마련을 위해 은행 대출이 없어서는 안될 형편”이라며 “은행의 신규 대출 중단 조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미리 대출을 받아야 할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신규 대출 중단이란 초강수를 두면서 실제로 대출부터 받고 보자는 가수요도 늘어날 우려가 제기된다.

은행의 문턱을 못 넘어 갈 곳 없는 실수요자들이 개인간거래(P2P) 금융업체나 대부업 등으로 내몰릴 것이란 문제 제기도 전문가들로부터 나온다.

현금을 많이 가진 부자들은 여유가 있지만 그렇지 않은 서민들은 냉가슴을 앓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현복 전주대 금융보험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미시적인 대출총량 규제 보다는 서민 금융 대책의 일환으로 현금이 급하게 필요하고 당장 융통할 수 있는 자금에 목말라하는 실수요자들을 위한 통로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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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crcr810@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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