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20주년 “차별금지 기본법 못만들어 한계”
“인권위, 살색 표현이나 ‘남학생 1번’ 관행에 제동” 평가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시대 변화에 따른 새로운 인권 규범을 만드는 일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국가인권위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 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했다. ‘인권위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규범을 담아 한계가 있었다”며 “우리가 인권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때로는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대안을 요구하는 것도 인권위가 해야 할 몫”이라며 “정부는 인권위의 독립된 활동을 철저히 보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평등은 수많은 이의 헌신과 희생이 일군 성과이며 우리 존엄과 권리는 우리가 소홀하게 여기는 순간 뺏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있는 명동성당은 독재에 맞서 자유와 인권의 회복을 외친 곳이자 인권위의 독립성이 위협받던 시절 저항의 목소리를 낸 곳”이라며 “모두의 인권을 폭넓게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인권을 보장받는 길이다. 항상 인권을 위해 눈뜨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장애인 차별 금지법 제정과 보호감호처분 폐지 등의 과정에서 인권위의 역할을 언급하면서 “인권위 노력이 밑거름돼 학교 체벌이 사라졌다. 채용, 승진에 있어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이 금지됐고 직장 내 괴롭힘이 심각한 인권문제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며 “가사노동자가 근로기준법 보호받게 된 데도 인권위 노력이 컸다”고 격려했다.
또한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던 ‘살색’이란 표현이 인종차별이 될 수 있음을 알렸고, 남학생부터 출석번호 1번 부여하던 관행에도 제동을 걸었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인권존중 사회를 향한 여정에 끝이 없다. 코로나를 겪으며 우리의 삶이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돼 있는지 경험했다”며 “인권도 다른 사람의 인권이 보장될 때 나의 인권도 보장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권위가 설립된 20년 전 평화적 정권교체로 정치적 자유가 크게 신장됐지만 인권국가라고 말하기엔 갈 길이 멀다”며 “특히 사회경제적 인권 보장에 부족함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와 기후 위기, 디지털 전환 속에서 발생하는 격차 문제도 시급한 인권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앞으로 인권위 존재와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각별한 노력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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