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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농가에 희망의 빛... 농지은행 사업

농어촌공사 전북본부 올해 농지은행사업에 1863억원 투입
창업 농에서 은퇴 농까지 생애주기별 농지은행사업 역할 강화
농지가 필요한 사람이 쉽게 농지를 구할 수 있도록 종합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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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가 농지규모화사업으로 시작한 농지은행사업이 농민들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정읍에 사는 농민 이모씨(60)는 10년 전 큰 위기에 빠졌다. 운영하던 정미소가 경영난에 처한 데다 집안에 불미스러운 일이 겹치면서 경제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부딪힌 것이다.

막막했던 정씨에게 ‘농지은행’의 ‘경영회생지원사업’은 큰 힘이 됐다. 1만여㎡의 논을 매각한 대금으로 빚도 갚고 장기 저리 임차를 통해 해당 농지에서 농사도 계속 지을 수 있었다. 

지난해엔 농지를 다시 매입하는 데 성공한 정씨는 “회생이 불가능하고 농사를 다시 지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웠지만, 농어촌공사에서 시행하고 있는 농지은행사업을 디딤돌 삼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1990년 농어촌공사가 농지규모화사업으로 시작한 농지은행사업은 공사가 은퇴 농, 자경 곤란 자, 이농자로부터 농지를 매입하거나 임차수탁을 받아서, 농지를 필요로 하는 창업농과 농업인 등에게 농지를 매도하거나 임대하는 농지종합관리제도다. 

농지은행은 사업 참여를 신청한 농민으로부터 논과 밭·과수원 등 농지와 부속 농업시설을 감정평가금액으로 매입한다. 농민은 매각한 농지와 농업용 시설을 7~10년 임차해 농사지을 수 있다. 

임차료는 매입가격의 1% 이내(1㏊당 150만원 수준)로 매우 저렴하다. 농지 환매가격도 감정평가액과 ‘매입가격에 연간 이자 3%를 가산한 금액’ 중 낮은 금액으로 부담이 적다.

경영회생지원사업이 빚이 많은 농가가 파산하거나 이농·탈농하지 않고 자력으로 회생하도록 돕는 ‘착한 사업’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농가들의 호응도 꾸준하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북지역본부(본부장 양정희)는 올해 농지은행사업에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1,863억원을 투입해 농업인의 생애주기별 농지은행사업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愛 희망을, 노후愛 행복을, 농업愛 미래를’이라는 농지은행 슬로건을 반영하듯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에 올해 가장 많은 사업비가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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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공사 양정희 전북본부장.

총사업비 중 가장 많은 비중(64%, 1,183억원)을 차지하는 맞춤형 농지지원사업은 농지를 매입해 장기 임차를 지원하는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과 농업인의 영농 규모 확대를 지원하는 농지규모화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공공임대용 농지매입사업은 고령, 질병 등으로 은퇴나 이농 전업을 희망하는 농업인의 농지를 공사가 매입해 청년 창업형 후계농 등 농업인에게 임차하는 것으로 지난해까지 1,559ha(3,492억원)를 지원했으며, 올해 사업비 919억원 가운데 212억원을 집행했다. 

농지규모화사업은 농가가 영농 규모를 확대해 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농지의 매매와 임대차를 돕는 사업으로 지난해까지 농업인에게 3만7,151ha(1조5,230억원)을 지원해 청년 농업인의 농촌 유입 촉진에 기여하고 있다.

경영회생지원 농지매입사업은 2006년부터 자연재해나 부채증가 등으로  일시적 경영이 어려운 농가의 농지를 농지은행이 매입해 농가는 금융기관 등의 부채를 상환하고 해당 농지를 당초 농지소유자에게 장기 임대(최대 10년)하여 농업경영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고 그 기간 동안 환매권까지 부여하는 사업으로 전년도까지 2,778ha(4,781억원)를 지원했으며, 지원농가 1,832명 중 784농가 환매를 완료하는 등 지역농업인의 농업경영 정상화를 유도했다. 

올해도 예산 443억원을 확보 97억원을 집행 했으며, 농업인으로부터 호응이 가장 좋은 사업인 만큼 최대한 예산을 확보해 지역농업인의 농업경영 정상화에 앞장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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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농업인이 소유한 농지를 담보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연금을 지급받는 농지연금사업에는 114억원이 투입된다. 

농지연금사업은 2011년 첫 도입이래 지난해까지 2,284명이 가입해 월평균 47만원의 연금을 지급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저소득 농업인과 장기영농인에게 월 지급금을 추가 지급하는 우대상품이 도입됐고, 가입연령이 60세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가입자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과수전업농육성대상자 등의 과원규모화를 확대하고 과원을 집단화함으로써 과수농가의 경쟁력과 개방적응력 제고를 위한 과원규모화사업에 43억원을 투입되고, 자경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했으나, 농사를 짓지 못하는 사람의 농지를 공사에 임대해 영농희망자에게 장기 임차하는 임대수탁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해 농지은행사업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양정희 본부장은 “생애주기에 맞는 맞춤형 농지은행 지원을 통해, 청년농은 농촌에서 미래를 일구고 어르신들은 농촌에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농정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며 “이번에 출범되는 농지은행관리원의 조기 정착을 통해 기존의 농지은행사업과 연계한 시너지를 창출해 국민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지 고유의 기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18일 농지은행관리원 출범으로 공사는 기존 농지은행사업뿐 아니라 농지정보 수집·분석시스템을 구축해 농지가 필요한 사람이 보다 쉽게 농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며, 농지 상시조사 및 농지관리 체계 구축을 통해 농지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종호 기자 lee7296@na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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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은행 #농어촌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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