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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기사

[민주당 기초단체장 경선 분석] “절대강자 없었다 정치는 생물"

초기 유력주자 컷오프에 게임 판 자제가 변해
의지대로만 되지 않는 경선 판도
네거티브 효력 미미
민주당 일당독주 체제 속 다른 지역과 다른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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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로고.

6·1지방선거의 바로미터로 불렸던 민주당 전북도당 기초단체장 공천결과는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는 평가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은 14개 시·군 단체장 후보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전북지역 지역판도는 초반에 강세를 보였던 후보들이 대세론을 이어나갈 것이라 관측돼왔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이번 민주당 경선은 반전의 연속이었다.

여론조사 상위그룹 주자들이 도덕성과 품격 등의 이유로 대거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게임의 판 자체가 변했기 때문이다.

또 경선과정이 날로 혼탁해지고, 사생결단식 싸움으로 번지면서 생긴 지지자들 간 감정싸움이 역선택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정작 상대후보를 떨어뜨리기 위해 경선기간 동안 지독할 정도로 이어져왔던 네거티브는 이렇다 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유력후보에 대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네거티브를 주 전략으로 활용했던 측의 후보들은 대부분 고배를 마셨다. 오히려 네거티브 전략이 상대편 지지자들의 결집을 가져온 셈이다. 

정치는 생물인 만큼 '자신감과 방심'은 금물이라는 선거의 원칙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전주시장 후보 경선의 경우 초반부터 강세를 보였던 조지훈 후보가 석패했다. 선거전 초반 그와 우범기 후보의 지지율 차이를 보면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정치권에선 전주시장 선거를 조 후보와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경쟁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그러던 중 임 전 군수가 예비후보에도 등록하지 못하면서 조 후보의 박스권 탈출이 예상됐다. 그러나 경선 과정 중 선거브로커 폭로사태 등이 터졌고, 이중선 후보는 유창희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임 전 군수는 우범기 후보와 연대했다. 예상치 못한 합종연횡이 빨라진 것이다. 초반의 기세가 오히려 독이 된 셈이다. 여기에 신인가점이 이번 후보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도 변수로 작용햇다.

조지훈 후보는 권리당원 41.40%, 안심번호 37.88%로, 안심번호 37.33%를 얻은 우 후보에 조금 앞섰지만 20% 신인가점 적용 결과 우 후보 40.42%, 조 후보 36.97%로 최종 결론이 났다. 

익산의 경우 네거티브에 시달렸던 정헌율 시장이 이변 없이 민주당 후보로 안착했다.

부안이나 완주를 제외하면 압도적으로 승리한 후보가 없었다는 점도 이변 중 하나였다. 민주당 소속 주자들의 도덕성 논란과 컷오프로 도내 언론사들의 여론조사 당시와는 정치적 상황이 달라진 게 그 원인으로 꼽힌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도 크지 않았다. 보통 안심번호투표와 권리당원투표 수는 비례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심을 얻은 후보가 곧 당심에서도 앞섰다는 의미다. 현직에선 박준배 김제시장이 경선에서 패배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 컷오프만 되지 않으면 현직이 경선에서 압도덕으로 유리할 것이란 공식이 깨진 것이다. 

전북지역 지선은 민주당 일당독주 체제 속 다른 지역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확연히 드러났다. 타 지역의 경우 상대당 후보와 잘 싸울 수 있는 후보를 선출하기 때문에 전략공천이나 여론조사가 가장 큰 변수로 거론된다. 하지만 전북에선 일단 민주당 경선에서 살아남는 게 강한 후보로서 경선 과정 중 잡음과 논란 없이 버티는 게 중요했다. 정책이나 공약이 경선이나 인지도 상승에 미칠 영향이 미미했을 것이란 예상과도 달랐다. 권리당원 외 투표가 50%였던 만큼 직접 당심에 호소한 후보보다 기존 지역정서를 깨고 속도감 있고 구체적인 지역개발이나 발전 방안을 대놓은 후보들이 선전했다는 것이다.  

다만 경선을 통과한 후보 중 일부는 상습도박 등 예상치 못한 도덕성 논란에 시달리고 있어 선거 날까지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측이 어려워졌다.  

경선에서 승리하고, 공천권을 거머 쥔 민주당 후보들이 입을 맞춘 것처럼 '더 낮은자세'와 '겸손'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지나친 자만이 부를 역풍을 우려해서다.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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