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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전통춤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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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파무용단

지난 30일 전라북도 전주에 춤과 관련된 모든 상상이 가능한 춤 놀이터 문화공간 ‘금파아트센터’가 개관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7호 한량무 보유자인 故 금파 김조균, 전북무용협회장을 역임한 故 김숙의 딸이자 금파아트센터 창립자인 애니킴 이사장은 “춤의 학문적 가치와 사회적 중요성을 높이고 그 실천의 장을 이끌기 위해 금파아트센터를 마련했다”라 말했다. 또한, 실험적인 춤 작업뿐 아니라 전통 수용과 현대적 변용을 통해 확장하고 성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침체하였던 전통예술계로서는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쁜 마음에 전통춤에 관한 이야기를 잠시 논해보자.

우리나라의 노래와 춤은 지방마다 다르며 각각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생태환경에 따른 삶의 적응방식이나 민속문화로 표현되기도 한다. 우리 지역인 전라도는 소리에 강점이 있다. 특히 판소리는 선조 대대로 명창이 많았으며 이를 애창하며 배우려는 사람도 많았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마한과 백제로 이어지면서 풍요로운 농경문화와 다양한 농경민속, 민간춤들이 만들어졌고 각 지역마다 농악, 여성적인 소리춤들이 발달하여 존재감이 특별했다. 전라도의 춤에는 여성춤, 손짓춤 같은 특성을 나타내는 선의 아름다움이 존재했고 춤에 따른 배경음악이 뛰어난 강점도 가지고 있다. 반면 경상도의 춤은 수직·수평적이다. 평면적·동적인 춤이 발달했고 마당춤과 방안춤 등 복합적인 전승이 이루어져 흥겹고 여흥적인 춤의 특성이 나타났다. 이러한 각 전라도와 경상도의 독특한 지역적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리는 전라도요, 춤은 경상도”라는 담론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러한 담론은 선입감이란 공론을 만들었고 전라도는 마치 춤이 부족하다는 감성으로 표현됐다. 담론의 사유를 논하자면 그것은 호남의 뛰어난 소리와 기악선율문화 때문에 상대적으로 춤이 저평가된 것이 아니었을까? 더불어 논하자면 경상도의 춤이 발달하게 된 원인에는 지역 향토춤과 탈놀이 그리고 기방문화가 있었다. 그중 큰 획을 긋고 있는 기방춤은 과거 영남지역에 호남 출신이거나 호남에서 춤을 배웠던 예인들이 권번에서 춤을 지도했었고, 6.25 한국전쟁 당시에는 호남에서 피난 온 많은 예술가들이 영남의 각 지역에서 호남춤을 전파해 현재까지 그 영향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유추해 볼 때 “소리는 전라도요, 춤은 경상도”라는 담론은 무의미하지 않을까?

우리 한민족은 오랜 세월을 지내며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창출하고 호, 영남의 특색있는 색깔로 화합을 이끈 민족이다. 소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춤, 기악, 기예, 연희 등 지역의 특화된 장점을 근거로 다양한 예술을 보존하고 이어가며 발전시켜 왔다. 특화된 지역의 예술적 장점을 담론으로 표현하며 보존의 필요성을 각인시키는 부분은 충분히 논의될 수 있지만 공통된 생태문화권을 형성하면서 함께 이루어진 주체를 분류하여 지역 나눔을 가져야만 하는가 의문을 가져본다. 물론 특화된 지역의 장점을 부각시켜 더 나은 결과물을 찾기 위한 연구의 방편임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명제가 굳어진다면 연구의 시발점조차 잃게 되는 두려움을 안게 될 것이다. 이제 “소리는 전라도요, 춤은 경상도”라는 고정관념은 뒤로하고 지역의 특화된 예술은 장점으로 품으며 또 다른 서로의 장, 단점을 찾아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로소 통합적인 시각과 미시적인 관점, 정교한 논리를 준비하며 전통춤을 알릴 시기가 다시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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