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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투표율 34.07%.. 호남, 지선 이어 민주 전대도 등돌렸다

친명그룹 독주에 경선 흥행 싸늘 
정치권 줄서기에 투표 의미없다는 반응
대안 부재론까지 겹치면서 악재
지역 연고로 반전 어렵다는 사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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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가운데)·박용진 당 대표 후보가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의 심장인 호남지역 투표율이 30%대 초반에 그치면서 민주당에 대한 호남인들의 실망감이 그대로 표출됐다.

전북과 광주·전남 등 호남지역 당원은 45만 여명으로 전체 권리당원 118만 명의 35%, 즉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매우 낮은 호남지역 실상을 고려하면 전북 15만 8476명, 광주 9만 2888명, 전남 17만 2265명에 달하는 선거인단 수는 엄청난 규모다.

그러나 전북지역 투표율은 34.07%, 광주 34.18%, 전남 37.52%에 불과했다. 전국평균치를 밑도는 투표율은 지방선거에 이어 전당대회까지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인 민심이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이번 호남지역 순회경선 투표율은 호남 정치권의 권리당원이 총선·지선용으로 모은 유령당원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다는 것을 고려해도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이는 실제 호남지역 민주당 대의원과 권리당원들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찍부터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기조로 친명 그룹의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호남 정치권 역시 친이재명계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투표를 포기한 당원들이 속출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특정 계파와 당원들이 사실상 당론을 좌지우지하는 상황 속에 대안 부재론까지 겹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당내에서는 전통적인 권리당원 투표율이 낮아진 반면 최근 빠르게 세를 불린 강성 지지층의 참여 비중이 높아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북지역 실상을 살펴보면 기존 당원들이 강성화되거나 전국적 이슈에 동참하는 측면이 강해지면서 온건 성향의 당원들은 참여가 낮아진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전북은 연고주의 투표 관례까지 완전히 깨졌다. 전북 국회의원은 물론 도내 총선 입지자들 역시 지역 출신이 아닌 대세로 떠오른 친이재명계 후보에 힘을 실어줬다.

만약 다른 목소리를 내는 당원이나 대의원이 있을 경우 가뜩이나 좁은 지역사회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좌표가 찍히기 때문에 군중심리의 위력도 한층 강해졌다는 게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당원들의 하소연이었다.

이 때문에 확실한 정통성과 안정적인 당 운영을 바라는 이재명 후보도 투표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박용진 후보는 합리성을 강조하며 자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호남 당원들이 저조한 투표율로 답하면서 민주당 전체에 대한 호남인의 실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호남지역 출신이면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공식이 깨진 원인에도 여러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공감을 얻는 이야기는 호남 출신 후보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데에는 선거 때에만 호남을 찾는 민주당의 고질병에 지역민들이 등을 돌렸다는 것. 전북지역 당원 중 "지역출신 의원들이 평소에는 전북의 어려움을 모른척하다가 선거 때만 전북의 아들을 말하는 게 하루 이틀이냐"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여기에 통신망의 발달로 상호 소통하는 채널이 많이 생기면서 지역 현안보다 거대 담론에 국민들이 빠져든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최고위원 투표에서도 지역출신이 아닌 정청래, 고민정 후보 등 2강이 선전한 이유는 이들의 인지도가 곧 득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중앙 무대서 인지도가 낮은 의원들의 경우엔 도전조차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공천이 곧 당선'인 호남 의원들은 중앙 정치권 무대에서 인지도를 쌓을 기회가 적어지면서 민주당에 대한 기대도 그만큼 작아지고 있다. 호남 권리당원의 온라인 투표율이 10%대에 그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재명 후보는 이러한 차원에서 통합을 강조했고, 권력보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했다. 이는 당헌 80조 개정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박용진 후보는 전북 경선 직후 이뤄진 백브리핑 자리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박 후보는 “(호남에서)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게 사실이지만 너무 투표율이 낮아 변화의 진폭이 크지 않았다”면서 “(당원들의) 체념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많이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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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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