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면 그 덕은 언젠가는 돌아옵니다. 작은 정성이지만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팔순을 맞은 어르신이 코로나 19로 자신의 팔순잔치를 열지 않는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해 화제다.
주인공은 완주군 용진읍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기순(80) 씨.
지난 7일 팔순을 맞은 박씨는 "자식(4남매)들과 가족들이 팔순 잔치를 치르기 위해 비용을 준비했다"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자식들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지인들을 초청해 잔치를 벌인다는 게 탐탁하지 않았다.
박 씨는 팔순잔치를 조촐한 점심식사로 대신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쌀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박씨의 판단에 자식들도 흔쾌히 승낙했다고 한다. 박 씨는 자식들이 건넨 비용에 자신이 모아 둔 돈을 보태 쌀(10kg) 80포대를 구입해 용진읍사무소에 전하기로 했다.
박 씨는 "경제적으로 힘든 시기에 팔순 잔치를 하는게 오히려 민폐가 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곰곰히 생각하니 어려운 이웃에게 쓰면 좋겠다고 판단해 기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순을 더욱 의미있게 맞이하게 되어 기쁘다”며 “작은 정성이지만 따뜻한 겨울을 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더 많은 이웃들에게 나누지 못하는 아쉬움을 전했다.
박 씨의 막내 아들 소인구(47)씨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적은 금액이지만 여러곳에 기부를 꾸준히 하셨다. 그 세월이 약 50여년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며 "당초 어머니는 기부를 자랑하면 뒤에서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익명으로 전하려고 했지만 '기부는 자랑해야 한다'는 막내의 설득으로 세상에 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80년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아오신 어머니께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며 "남은 인생은 누구보다 어머님 자신을 위해서 사시길 기원한다. 늘 건강하셔서 우리곁에 오래오래 계셔달라"고 했다.
팔순을 맞은 박기순 씨의 선행은 꾸준히 이어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달 보육원과 군청에 소재한 기관 등을 찾아생활용품을 전달해 50여 년간 이웃사랑을 실천해왔다.
한편 쌀 80포대는 마을 이장들의 추천을 받아 용진읍 관내 40개 마을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육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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